외인, 한국증시에서 발빼나

외인, 한국증시에서 발빼나

오상연 기자
2007.06.25 14:55

최근 14거래일 중 12일째 매도…2주간 3조4000억 팔아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다. 25일 오후 2시 43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002억원 순매도 중이다. 최근 14거래일중 12일째 매도세다. 순매수를 기록했던 이틀 중 지난 15일은 761억원 순매수에 그쳤고 21일은 순매도로 장을 마감했다가 장외거래를 통해 순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21일 예금보험공사는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78% 가운데 5%를 매각한 바 있다. 2주간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도한 규모는 3조4000억원이 넘는다.

◇ 아시아 시장 중심 이동인가?

한국 증시에서 떠난 외국인들이 선택한 대안은 대만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주 한국을 제외한 신흥국들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집중적인 매수세는 대만에서 도드라졌다. 지난 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만에서 2조8700억원어치나 순매수했다. 지난 2005년 12월 30일 이후 주간 단위 순매수 최대 규모다. 연초 이후 한국과 대만의 외국인 매매 동향은 6월 이전까지만 해도 같은 흐름으로 이어져 왔으나 6월부터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시장 중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순매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주째 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가 이뤄지고 있고 지난 주 필리핀에서는 3000억원 이상 순매수가 나타나며 주간 단위로 200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매수세를 보였다.

오성진 현대증권 포트폴리오분석부장은 "주가가 많이 오른 국가의 주식을 일부 팔아서 덜 오른 국가의 주식을 산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만은 IT 비중이 높은 나라인데 장기간 주가 수익률이 저조했다가 6월 들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면서 한국의삼성전자(167,800원 ▲2,000 +1.21%)하이닉스(860,000원 ▼16,000 -1.83%)주가가 6월부터 상승하는 것과 흐름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도 대만 증시로의 쏠림 현상을 반도체주에서 찾았다. 임 연구원은 "대만 증시는 반도체 비중이 높은데, 지난 주 Dram가격 급반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세로 인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 외국인 매매패턴 예상 및 대응전략

김대열 대한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 증시로부터의 이탈에 대해 "아시아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을 보인데 따른 부담으로 당분간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정도에 연초 이후의 외국인 누적 순매매가 매도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국내 기관의 자금 동향이나 개인들의 수급이 워낙 좋아 아직 한계 상황은 아닌 것으로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밸류에이션의 급등이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의 빠른 상승을 정당화시킬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소폭의 조정이 완료된 이후에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우리 시장 개방 이래 장기 투자의 선각자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기간이 2005년 이후부터 단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스타일도 모멘텀 투자, 단기투자, 해외증시 민감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글로벌 하게 보더라도 외국인 보유비중이 과도하게 높은 우리나라 증시에서 앞으로 외국인 매물을 국내 장기투자자들이 대체해 증시를 안정화 시키는 과정이 지난 주 언급된 정부의 대규모 공급물량 확대 이전에 선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대열 팀장은 "현재는 기관이 주도하는 장이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종목은 피하고 기관이 주도하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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