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금감원 '신용융자 축소'에 강력 반발
"증권거래와 관련한 '신용'은 증권사 자율에 맡겨져 있는데, 이번 금융감독원의 '강제'(신용융자 한도 축소)는 사실상 불법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임원)
"애초 반대할 때는 듣지도 않더니, 대통령 말 한마디에 자신들(금감원)이 억지로 도입한 제도(신용거래제도)를 버리려 하고 있다."(또다른 증권사 관계자)
증권사들이 금감원의 '횡포'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금감원측에서 신용융자 한도를 축소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렸지만 기한내에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 지 고민스럽다.
상당수 증권사들은 현재의 신용거래제도를 도입할 당시 이의 보완을 요구하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금감원은 미수거래에 따른 단타 폐해를 없앤다는 목적에 집착한 나머지 현 제도의 도입을 서둘렀다. 금감원은 또 미수제한에 따른 거래위축을 우려해 신용융자시 만기일(90일)을 한번더 연장해 180일까지 가능토록 완화해줬다.
하지만 최근 금감원이 각 증권사에 7월말까지 신용융자 한도를 축소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이같은 연장조항이 '사문화'될 위기에 놓였다.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위해서는 신규 신용융자를 제한할 뿐 아니라 기존 융자에 대해서도 연장하기 어렵게 됐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신용융자 관련) 자금이 회수되는 속도를 볼 때 기한 내에 가이드라인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며 "종목수 제한, 증거금률 상향 등 각종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구체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고객들의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며 "결국 증권사가 모든 것을 뒤집어 쓰는 꼴"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만약에 이를 규제하려면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며 "증권업 감독 규정 5-9, 10조를 근거로 금융감독위가 신용거래 보증금률을 가지고 행사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음에도 '창구지도'라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는 금융시장의 가장 기본인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금감원측은 이번 조치가 대통령의 최근 주식시장 관련 발언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며, 감독원의 일상적인 감독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독자들의 PICK!
정용선 금감원 부원장보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차례 이를 지도했다"며 "6월부터 4차례의 회의를 가졌지만 증권사들이 이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보는 "증권사들이 유동성 범위내에서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현재 신용융자 재원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콜자금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지도에 나서게 됐다"고 덧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