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1480억원에 실속도...롯데는 2010억원
올해 면세점 업계 최대 이슈였던 인천공항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일단락된 가운데 '넘버2' 호텔신라가 독보적인 '넘버1' 호텔롯데를 꺾고 '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입찰에서 애경이 1개 사업권을, 호텔신라와 호텔롯데는 2개 사업권을 따냈다. 겉만 봐서는 호텔신라, 호텔롯데 모두의 승리다. 그러나 낙찰가, 사업품목, 매장면적 등 속을 들여다보면 이번 입찰은 호텔신라의 '압승'으로 평가된다.
호텔신라는 호텔롯데에 비해 낮은 가격에 알짜 사업권인 향수ㆍ화장품 사업권을 따냈다. 또한 호텔신라의 전체 매장 면적 대비 평당 낙찰가는 호텔롯데의 절반에 불과했다.
◇호텔신라, 인천 제대로 낚았네

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호텔롯데가 제시한 입찰가보다 낮은 980억원에 향수ㆍ화장품(DF1, 694평)사업자로 낙찰됐다.
같은 향수ㆍ화장품(DF2, 325평) 사업자로 선정된 애경에 비해서도 호텔신라는 가격면에서 큰 실속을 챙겼다. 애경의 낙찰가는 870억원으로 호텔신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규모는 절반이다.
양주ㆍ담배를 취급하는 DF3(581평) 사업권을 획득한 호텔롯데의 낙찰가는 1200억원. 2군 DF4(689평)에 낙찰된 호텔롯데 낙찰가는 810억원, DF5(1402평) 호텔신라의 낙찰가는 500억원 수준이다.
결국 호텔신라는 총 1480억원에 2개 품목 사업자로 선정됐다. 호텔롯데는 이보다 훨씬 높은 2010억원.
매장 면적까지 고려하면 호텔신라의 실속은 더욱 빛난다. 호텔신라가 2개 사업권 중복 선정으로 확보한 매장면적은 총 2096평. 호텔롯데의 매장 면적은 총 1270평으로 평당 입찰가가 1억5800만원에 달해 호텔신라 평당 낙찰가(7000만원) 보다 두배가 넘는다.
매장 크기가 매출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며 판매 품목, 위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면적 대비 입찰가를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호텔신라는 이번 재입찰에서 가격대비 대비 최고 성과를 거뒀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종합평가방식 vs 삼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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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가 더 낮은 입찰가에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는 이유는 인천공항사가 입찰가와 함께 사업제안서를 종합평가하는 선정방식을 택했기 때문. 특히 종합평가에 가격제안서 평가점수를 40%, 사업제안서 평가점수를 60% 반영해 가격보다 사업제안서에 더 비중을 뒀다.
인천공항공사 이광수 상업시설운영 단장은 "실력과 가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며 "가격도 중요하지만 향후 7년간 사업계획서를 더욱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만 보고 실력이 없는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해서는 안되지 않겠느냐"며 "정해진 룰에 따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 결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는 가격을 여타 업체보다 낮게 쓰고 인천공항면세점 영업 경험이 없는데도 사업자로 선정됐다"며 "이는 사업제안서가 월등히 뛰어났다는 뜻인데,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가 화장품 등 알짜 사업권을 따낸데다 입찰가가 생각보다 낮아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며 "삼성의 힘을 새삼 실감했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상무 등 고위 경영진들이 직접 나서 지원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으로 입찰을 준비해왔다.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전, 1기 사업자 선정때 호텔신라는 여타 업체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입찰가를 써내 사업권을 포기한바 있다. 그러나 이번 2기 사업자 선정엔 최저 입찰가에 최대 사업권을 따낸 정반대의 상황을 연출한 것.
일각에서는 호텔롯데가 이번 재입찰에 이의를 제기, 소송을 추진중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호텔롯데측은 "입찰가를 더 높게 쓰고도 탈락돼 아쉽긴 하지만 소송제기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진짜 승리자는 인천공항공사?
신규 사업자 선정 결과를 놓고 업계가 설왕설래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재입찰의 최대 승리자는 인천공항공사라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황금알' 인천공항면세점 입성을 위한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입찰가(임대료)는 지난 1기때보다 두배 가량 높아져 인천공항공사만 배를 불리게 됐다는 것.
과도한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과 납품업체에 전가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