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주식 프리미엄 시대

[MT시평]주식 프리미엄 시대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2007.07.05 10:44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얼마 전 한 개인 투자자를 만났다. 그날은 단기 급등했던 증권주가 10% 안팎 떨어진 때였다.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전일 매수했던 증권주가 크게 하락하자 장부상으로 수천만 원을 잃고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중장기적으로 증권업종을 추천했던 나에게 보내는 시선도 예사롭지 않았다. 나는 증권시장 주변 환경을 설명하면서 오래 보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IMF’ 경제위기 이후 주식 투자자에게는 좋은 시절이 지속되고 있다. 1998년에서 2006년까지 9년 동안 주가(KOSPI)가 연평균 14.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국고채(3년) 수익률 6.5%보다 두 배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주식시장이 가져다 준 것이다. 여기다가 배당금을 고려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질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는 이런 시기를 놓치지 않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주식 부자도 나타나고 있다.

 ‘주식 프레미엄’으로 불리는 이러한 초과 수익률은 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어느 시장에나 존재한다. 주식이 안전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은 내는 것은 그만큼 주식 투자에서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리스크는 자본주의 경제가 갖는 본질적 속성이다. 우리가 안전한 국채를 샀다면 밤을 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용감하게도 우리는 주식에 투자하고 때로는 꿀맛 같은 잠을 설치기도 한다. 주식 프레미엄은 투자에 대한 고민으로 날밤을 새우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주가 수익률이 국채수익률보다 더 높을 것인가에 있다. 2~3년 동안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우선 우리 경제가 안정 성장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이 주가를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이다. 우리 경제가 이제 7~8% 성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잘하면 5% 정도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다. 그러나 경기 변동 폭이 축소되고 물가와 금리 등 거시경제변수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 일본 등 선진국 사례가 보여주었던 것처럼 주가는 고성장 시기보다는 저성장 때에 더 많이 올랐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더라도 경제 규모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기만 하면 주가는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고성장 시대에는 자금이 실물 투자로 간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 자금이 금융 자산으로 몰려들면서 실물보다는 금융 부문이 더 빠르게 팽창한다.

 차별화는 심화되었지만 글로벌 시대에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의 이익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기업들의 돈이 증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IMF 경제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은 양적 질적으로 구조조정을 했고 여기다가 금리마저 떨어지자 이익을 많이 냈다. 그러나 기업들은 과거보다 투자를 상대적으로 줄였고 기업의 여유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어떤 대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은 이제는 자금 ‘조달’보다 ‘운용’이 더 중요한 시대라고 말할 정도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기업들이 유상증자나 기업공개를 통해 증권시장에 조달한 돈보다 자사수 매입이나 배당금이 더 많다.

 주식 시장에서 공급 물량은 줄어들었는데 수요는 늘고 있다. 주식도 노후를 대비한 투자 수단으로 주식 문화가 바뀌면서 개인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다. 최근 주식형 펀드 규모가 60조원을 돌파했는데, 2년 반 사이에 무려 7배나 증가했다. 앞서 본 것처럼 기업의 여유자금도 증권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여기다가 각종 연기금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많은 금융회사들도 이러한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은 높은 수준의 주식 프레미엄이 존재할 것이다. 이것이 우량 주식을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이유이다. 특히 증권업종은 금융시장이 팽창하는 한 가운데 있다. 그래서 다른 업종보다 주식 프레미엄이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레미엄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용기와 고뇌와 인내가 필요하다. 때로는 개인 투자가들이 이를 모두 수용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고 간접투자가 바람직한 것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