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가고 '곰'이 갑자기 나타날 수도

'황소'가고 '곰'이 갑자기 나타날 수도

김경환 기자
2007.07.17 09:49

옵션시장, '뉴욕증시 10% 하락'에 무게

"'황소'가 가고 '곰'이 난데 없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파생 금융 시장에서 뉴욕 증시가 10% 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쪽으로 급격히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증시 하락 가능성을 크게 보고 풋옵션 매입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것. 이는 지수 하락에 대비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옵션 시장에서는 S&P500지수가 이미 도박을 감내할 수 있는 한도를 뛰어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 S&P500지수, 5~10% 하락 전망

이에 따라 모간스탠리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 내셔널 시티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그룹, 러셀 인베스트먼트 그룹 등의 펀드매니저들은 이 같은 신호를 바탕으로 S&P500지수가 5~10% 가량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루톨드(Leuthold) 그룹은 S&P500지수가 올해 말까지 19% 하락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모간스탠리 개인금융 부문의 투자전략가인 데이빗 다스트는 "옵션 시장은 미리 경고를 내놓는 곳"이라며 "단기 기준으로 한도를 넘었으며 이에 따라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뉴욕증시가 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풋옵션의 증가는 기업의 실적이 2002년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이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과 일치한다. 6월 소매 매출은 2년만에 최대 수준으로 감소했다. 휘발유 가격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 지출의 잣대가 되는 주택 가격도 전문가들의 예상치 이상으로 하락하고 있다.

내셔널 시티의 연구책임자인 닉 라이는 "이제 투자자들이 2분기 실적이 실속이 없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황소'가 가고 '곰'이 난데 없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라이는 "옵션 거래를 살펴볼때 투자자들은 증시가 5~10%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 S&P500 소속 종목 순익 증가세 감소

S&P500지수 소속 종목들은 지난 2002년 3분기 이후 매분기마다 10% 이상 순익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러한 영향으로 S&P500지수는 57%나 오르며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S&P500 소속 종목들의 2분기 순익이 4.8% 증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달간 10개 업종에서 6개 업종에 대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특히 소매업종의 실적 전망치 하락폭이 제일 컸다.

세계 최대 주택 개량용품 소매업쳉인 홈데포는 지난주 주택 시장의 부진 심화를 이유로 들면서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일리노이 소재 시어스 홀딩스의 호프만 에스테이츠는 지난 10일 순익이 무려 46% 급감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4년래 최대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동안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강세장을 이끌어오던 요인이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잇달아 나오면서 증시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 하락 위험 대비 '풋옵션' 매입 봇물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투자전략가인 스티븐 우드는 "투자자들이 시장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풋옵션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투자전략가인 조셉 퀸란도 "투자자들은 주택 위기로부터 보화기 위한 수단으로 풋옵션을 매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P는 지난주 63억9000만달러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기초한 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도 5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의 등급을 내렸으며, 피치 역시 71억달러 규모의 채권의 등급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퀸란은 "아무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얼마나 커질지 확신활 수 없다"면서 "풋옵션은 이러한 상황에서 좋은 헤지수단"이라고 밝혔다.

드레먼 밸류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인 데이빗 드레먼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이 미국 뉴욕 증시 하락의 촉매가 될 것"이라며 "향후 6~8개월간 증시가 조정을 받는다고 해도 별로 놀랍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5~10% 가량의 조정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상이한 견해도 나오고 있다. 도이치방크의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벤자민 페이스는 "풋옵션 증가는 오히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연장할 수 있는 신호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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