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코앞…조정, 제대로 오나

2000 코앞…조정, 제대로 오나

유일한 기자, 이학렬
2007.07.16 16:32

외인 공격적 매도 속 숨고르기…'조정없는 상승' 경계심 팽배

외국인투자자가 16일 올들어 가장 많은 주식을 내다파는 등 공격적인 매도를 보였다. 증시는 2000 진입을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기관, 개인의 대기매수세가 아직은 강해 급락이 돌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조정없는 상승에 대한 경계의 시각은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사장들도 주가상승이 "너무 빠르다"고 했다.

◇외인 역대 5위 순매도, 차익실현이지만 부담 =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645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이는 올해 최대이자 역대 5위의 순매도 규모다. 외국인의 순매도 1위는 2004년4월29일의 7733억원이었다. 조재훈 대우증권 부장은 "외국인 매도는 단기 급등한 한국물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며 비중을 조절하는 차원"이라며 "기업 실적 개선 속도보다 수급과 심리에 따른 단기 주가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펀드내 한국물의 비중이 너무 커졌고 이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외국인의 매매 기조 자체가 원래 매도였고 이날 매도를 촉발시킬만한 특별한 계기도 없었다"며 "밸류에이션의 빠른 상승이 외국인의 차익실현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지수선물도 6615계약이나 순매도했다. 이로써 7월 순매도는 1만5572계약으로 증가했다. 지수가 계속 오르는 과정에서 외국인은 매도를 취하며 조정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대응을 지속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920원 아래로 하락한 점, 국제유가의 급등, 주요국가의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제한 등을 의식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EO들도 공감하는 과속 = 1800을 넘은 지수가 1900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거래일은 7거래일이다. 1700에서 1800을 돌파할 때 12일이 걸린 것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증시상승에 과속도가 붙은 것이다. 급기야 증시활황이 수익개선의 근간인 증권사의 사장들까지 모여 "상승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주가상승은 바람직하지만 펀더멘털 개선에 비해 너무 앞서가는 움직임은 후유증이 크고 시장참여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인의 신용융자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는 정책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앞서 신용융자 제한, 콜금리인상, 공기업 상장, 민간 유수기업의 상장 유도 등 일련의 과열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1500 돌파후 제기된 과열 논란을 뒤로 하고 1970선까지 올라섬에 따라 기술적 지표들도 과열권에 들어섰다. 단적으로 20일 이격도가 114%로 높아졌다. 최근 한달간 코스피 평균치가 1700에 불과한 반면 코스피 현재가는 14%나 높은 1900에 달하는 상황이다. 높은 이격도가 곧바로 조정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 없지만 급락의 부담이 커진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한국증시 이전처럼 싸지 않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주가이익비율(PER)이 이미 영국과 프랑스 수준을 넘어섰다"며 더이상 한국주식이 싸다고, 저평가 매력이 높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한국증시의 PER은 조사기관인 IBES 집계 기준 13.7배로 이미 영국(12.8배)과 프랑스(13.1배)를 넘어섰고 독일(13.8배)과도 비슷한 수준이다. 최근 급등으로 이머징마켓을 넘어 선진시장과 유사한 밸류에이션을 갖게되며 오랜 숙원인 저평가 해소가 이뤄졌다는 것. 이는 추가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이익의 개선을 통해 PER 상승의 부담이 완화돼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최창하 흥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머징시장에 비해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할인율은 이미 10%대로 축소돼 있다. 북핵 위협 완화 등 우리시장 위험 해소는 이미 반영되고 있다"며 "만일 지수가 2000을 넘어서면 금리를 고려한 이론적인 지수 상승여력이 6%대로 줄어드는데 이는 AA-회사채와 수익률차이(일드갭)가 1%포인트 이내로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2000에서는 채권시장과의 경쟁을 해야할 정도로 기대수익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영증권은 "주요국 증시와 비교할 때 PER가 15배가 되기전에는 버블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단순히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조정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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