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머니칼럼]노동분야 사회책임기업에 대한 국제규범 지켜야

7월 1일 비정규직법 시행 이후 터져 나온 두 건의 뉴스가 있다. 하나는 신세계가 5000명의 비정규직을 다음달 1일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이들에게 55세 정년보장, 의료비ㆍ학자금 지원까지 포함하는 높은 수준의 고용 책임 계획을 자발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같은 유통업이지만 이랜드가 계산직 비정규직원들을 모두 해고하고 외주화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물론 단순비교하기에는 두 회사의 상황이 유통업이라 해도 다른 점이 많다. 신세계는 오랫동안 유통업에서 선두를 다투어 온 우량기업인 만큼 정규직 전환의 여력이 있다. 이랜드 그룹 산하 유통매장들은 구조조정의 여파에서 갓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랜드측은 이 차이를 들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결정을 변호한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신세계 그룹은 더욱더 우량, 명품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고양되었다. 이는 지난번 기업상속 과정에서 제대로 세금을 내겠다는 정공법을 보여준 것에 더해 신세계의 장기적 발전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반면, 이랜드 그룹은 이번 사태로 더욱 더 한계, 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고착화시킬 수 있는 선택이 아닌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랜드와 관계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마치 언제라도 해당 사업을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브랜드에 대해 얼마나 소비자들이 장기적인 충성심과 기대를 보여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정규직을 가질 능력도 안 되는 기업이 보여주는 단기적 실적에 대해 투기성 자본을 제외하고 시장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을 해줄까?
정규직 고용과 더불어 하청이 아닌 직접 고용이 상징하는 것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고부가가치의 생산 및 서비스 창출, 그리고 윤리경영에 의한 소비자보호 정신이 해당기업에 작동될 것이라는 사회적 신뢰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적으로는 보다 보편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준(CSR)을 설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유엔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유엔글로벌리포팅이니셔티브(GRI), ISO26000가이드라인 제정 등 보편적 기준작업에서 통합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드는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최소한 노동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자처하기 위해서는 유엔, GRI, ISO에서 확인된 기본적 또는 핵심적 기준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핵심적 노동기준은 결국 노동기본권적 기준이다. 이는 글로벌콤팩트에서 기본권적 기준으로 제시되었고, GRI나 ISO26000에서 채택되거나 논의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핵심노동기준이다.
노동기본권적 기준으로는 결사의 자유를 중심으로 한 단체 결성, 단체교섭, 단체 행동 등 노동3권의 보장, 강제노동 금지, 아동노동 철폐, 노동차별 금지가 포함된다. 여기서 노동에서 차별 금지는 고전적으로는 남녀간 차별이 포함되지만 외국인 고용과 비정규직 고용에 관한 차별 금지도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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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 기준으로 추가할 만한 중요한 이슈는 고용의 책임(양과 질), 산업안전과 보건, 교육훈련이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공급사슬에 대한 노동분야 책임이 위에서 제기된 7가지 기준에 모두 관련되면서 또 하나의 기준으로 간주될 수 있다.
결국, 기업이 비정규직을 줄이고 비정규직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준다는 것은 국제규범질서에도 순응하는 길이자 이를 통해 무역이나 상거래에서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 책임지는 기업, 지속가능경영이 가능한 기업으로 적극적으로 인정받는 전략이기도 하다.
반면에 눈에 보이는 비정규직을 외주화해서 책임으로부터 숨는 행동은 하청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지속가능경영 기준에서는 해법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