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투입..파국으로 끝난 이랜드사태

공권력투입..파국으로 끝난 이랜드사태

백진엽 기자
2007.07.20 09:52

노조 점거농성, 발단부터 공권력 투입까지

21일 동안 지속된 이랜드 매장 점거농성 사태가 결국 파국으로 끝을 맺었다.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3월 뉴코아가 계산직을 용역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결국 20일 오전 9시35분경 공권력이 투입되면서 점거농성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이랜드 노사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이랜드일반노조는 2선 지도부를 구성해 강제해산이후에도 투쟁을 계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이랜드 노사간의 갈등은 좀처럼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뉴코아 지방 점포부터 시작해 계산대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에 대해 순차적으로 계약 만료와 동시에 해지통보가 가면서 시작됐다. 회사측은 "법을 준수하기 위한 선택"이라는 입장이었다.

이에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사 양측의 대립양상이 첨예화됐다. 이처럼 감정의 골을 쌓아온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0일 이랜드와 뉴코아 노조원 1000여명이 하루 파업에 나서면서 도화선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여기에다 지난달 홈에버가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중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해 사태의 기폭제가 됐다. 사측은 비정규직 보호법상 차별시정 취지를 이행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선별 전환이 문제가 됐다. 이랜드 노조는 "선별적인 정규직 전환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17일 서울 홈에버 월드컵몰점 등에서 기습 농성을 펼쳤다.

이같은 상황에도 회사 측이 별다른 변화가 없자 지난달 30일 노조는 급기야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무기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공권력 투입까지 20일간 지속된 점거농성이 시작된 것이다. 여기에 민주노총을 비롯한 일부 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이랜드 점거농성 사태는 더이상 한 기업의 문제를 벗어나 재계와 노동계가 비정규직 이슈를 놓고 대립하는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점거농성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이랜드그룹은 이랜드일반노조 및 뉴코아노조, 그리고 조합원 60명을 상대로 손해배상금 1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이달 6일 제기하는 등 정면대응했다. 파업 및 불법점거로 영업상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이랜드 사측의 비정규직 업무 외주화는 성급했다"고 비판하면서도 노조의 점거농성에 대해서는 장기화될 경우 공권력 투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어 8일에는 민주노총이 이랜드 계열 유통업체 1일 점거 농성과 이랜드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선언하면서 노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다.

급기야 지난 10일 노동부의 중재로 서울지방노동청 본청에서 노사 양측 대표자들이 처음으로 만나 교섭을 시작하게 됐다. 오후 4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3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교섭에서 노사 양측은 정부 중재안에 대한 합의는 커녕, 양측의 입장도 전혀 좁히지 못하고 그냥 첫 만남이라는 것에만 만족해야 했다.

13일에는 경찰이 홈에버 월드컵몰점에 진입하려던 이랜드 노조원 등 26명을 연행했고, 16일에는 시민단체 57곳이 이랜드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나서는 등 갈등양상은 확전일로에 들어섰다.

16일 오후 7시 6일만에 다시 대표교섭이 재개됐지만 노사 양측은 17일 오전 6시30분쯤까지 밤샘협상을 벌이면서도 의견 조율에 실패했다. 이어 17일 오후 1시쯤부터 홈에버와 뉴코아 노사가 각각 분리 교섭을 돌입했지만, 역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날 합의 실패 후 사측은 18일 오후 2시까지 점거농성을 풀지 않을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고, 노조는 절대로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또 이상수 장관도 18일 오후 2시 브리핑을 통해 "18일에도 교섭에 실패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점점 벼랑끝으로 몰렸다.

이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노사는 18일 오후 8시부터 경인지방노동청 안양지청에서 만나 교섭을 했지만 끝내 결렬됐다.

결국 이날 협상마저 실패하자, 정부는 20일 오전 9시35분경 경찰을 전격 투입해 점거농성 해산에 나서면서 이랜드 점거농성 사태는 공권력 투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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