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수익률 연연하기보다 더디가도 꾸준한 종목 봐야
24일 2000을 터치한 코스피 지수가 약보합에 머물고 있다. 2000 돌파에 들떴던 기분도 잠시 지수는 오전 11시 48분 현재 전일보다 8.55포인트(0.43%)내린 1984.80 을 기록 중이다.
머쓱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은 증권업종도 마찬가지다. 전일까지도 '초강세'를 유지하던서울증권(4,390원 ▲35 +0.8%)과SK증권(905원 ▼31 -3.31%)을 비롯한 증권주들은 하락 반전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전일까지 급등세를 유지했던 종목인SK증권(905원 ▼31 -3.31%)과서울증권(4,390원 ▲35 +0.8%)은 14.96%, 7.91% 넘게 내리고 있다. 이 두 종목은 오전 한 때 매수세가 몰려 전일에 이어 매매지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 서울증권의 시가총액은 대신증권보다도 앞서 증권주 시총 상위 종목에도 변화(서울증권의 시총액이 대신증권에 앞서 증권업종 시총순위 8위와 9위 자리바꿈)가 생길 정도였다. 이 시간 현재 전일의 위치를 회복한 서울증권은 내림폭을 확대하며 급락 중이다. 과열로 생긴 버블이 가라앉고는 있지만 고가에 매수한 투자자들은 불과 몇 시간 차이로 손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2000을 돌파한 뒤 통화한 한 투자전문가는 “흥분하면 다친다”며 “오늘 서울증권과 SK증권을 매수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마인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기 전에 통화한 그는 “얼마 안 있으면 급등한 수치만큼 가격이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며칠동안 기록해 온 상한가에 상응하는 모멘텀은 없었다는 것이 이유다. 주가가 오른다고, 지수가 2000을 돌파했다고 몰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충고다.
KTF(당시 한국통신프리텔)가 처음 상장됐을 때도 주가는 연일 상한가 랠리를 보이며 30만9500원까지 올랐다. 새로운 기업에 대한 기대감과 가격 상승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1999년 12월 28일에 기록한 이 가격은 역대 KTF가 기록한 최고가였다. 정신없이 몰리는 매수세로 체결 지연이 반복되고 매물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매매 방향이 ‘팔자’세로 돌아선 이후 가격은 급격히 빠지기 시작했다. 서울증권과 SK증권의 움직임을 보면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된다.
반면 이 날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은행업종. 상승세가 더디고 금융업종의 밝은 전망 속에서도 실적 개선 등의 ‘눈에 보이는 수치’가 증권업종보다 덜 도드라진다고 상대적으로 외면 받아왔던 업종이다. 이 시간 현재 국민은행은 2.75%, 신한지주는 2.45%, 우리금융은 3.69% 상승하고 있다. 은행업종은 지수가 빠질 때나 더디갈 때 상승세가 꾸준히 유지되며 부각돼 왔다는 특징이 있다. 이 날 은행업종은 2.25%로 업종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가 오를 수록, 증시의 흥분감이 극에 달할 수록 ‘더디더라도 계속 가는’ 종목을 선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만큼 위험도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일 만난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요즘 투자자들은 10~20%의 수익률에도 만족 못 한다”고 말했다. 빠른 기간에 급등하는 종목이 워낙 많다보니 수익률에 대한 조바심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너무 흥분하지 말고 길게 보라. 단기간 리스크를 감수하고 뛰어든 투자에서 얻은 수익이 있다면 같은 패턴의 투자로 어느새 마이너스 잔고를 안게 되는 것이 주식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