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이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투자자들이나 전문가들의 군집행위(herd behavior)도 주가 변동 폭을 확대시키고 있다. 이런 행위가 지속되는 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폭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군집행위는 세 가지 이유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은 정보의 불확실성, 평판(reputation), 보상구조이다.
우선 정보의 불확실성 문제부터 살펴보자. 투자자 특히 개인들이 경제나 금융시장에 대해서 완전한 정보를 갖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지켜보고 다수가 가는 길을 따르게 된다. 이런 군집행위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가격 변수의 변동 폭이 확대되고 심한 경우에는 금융시스템 자체가 위태롭게 된다.
사실 이번 주가 급락을 초래했던 서브프라임이나 엔캐리 트레이드 문제는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연초부터 꾸준하게 회자되었다. 필자의 경우도 2분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7월 중순까지도 낙관적 군집행위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7월 하순 들어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중 하나인 베어스턴의 두 개의 헤지펀드가 모기지를 담보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투자손실을 입고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국의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유럽의 대형 은행인 BNP 파리바까지 헤지펀드 환매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주가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또 다른 투자 기관으로 이 사태가 확산될지 모른다는 정보의 불확실성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군집행위를 따르는 것이 때로는 투자자에게 합리적일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처럼 군집행위가 시장 전체적으로는 비합리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낙관적 방향으로 모두 갈 때 자산 가격이 단기에 급등한다.
지난 7월에 우리 주가가 단숨에 2천선을 넘어버린 것이 그 한 예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문제가 나타나면서 투자가들이 모두 비관적 견해를 따르고 주가는 불과 보름 정도에 20% 가깝게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군집행위도 금융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10년 동안 8천여 명의 미국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들도 군집행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정기적으로 평가를 받게 되는데, 가장 나쁜 성적을 낸 애널리스트는 해고당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자기가 갖는 정보에 충분한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면 이를 포기하고 다수의 주장을 따르게 된다.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독자적인 예측을 냈던 분석가들이 대체로 해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험이 많은 애널리스트보다는 젊은 애널리스트가 군집행위를 더 따르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어서 흥미롭다.
우리 시장에서도 갈수록 애널리스트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군집행위는 금융시장에서 가격 변수들의 변동성을 높이고 때로는 버블 때로는 역버블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군집행위는 자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으로 경제 전반에 걸쳐 비용을 증가시킨다. 가능하다면 군집행위를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은 각 경제 주체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규모가 얼마인지 모르는 것이 군집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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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는 보다 용기 있는 애널리스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금융시장에서 군집행위가 줄어들고 시장이 그만큼 안정될 것이다. 특히 낙관적 군집행위가 지배적일 때 비관적 견해도 존중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부정적 견해를 싫어한다. 평가와 보상 문제가 관련되어 있어 애널리스트들도 비관적 견해를 갖기가 쉽지 않지만, 틀릴 경우 투자자들의 비난이 두려워 그런 견해를 함부로 나타내지 못한 것이 아직 우리 주식 시장 문화의 일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