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다름이 아니오라 월례조회 관련하여 안내말씀 올립니다."
지난 금요일(8월31일) 저녁 늦게 인터넷 메신저가 울렸습니다. 신한은행 홍보실에서 보낸 것이었습니다. 매달 초 출입기자들에게 보도 참고자료 형식으로 전달됐던 월례조회사를 9월부터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월례조회는 은행장이 내부 직원들에게 은행 경영과 관련해 설명과 당부를 하는 것인 만큼 언론에 공개돼 기사화되는 것은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어 중단하게 됐다는 설명도 곁들여졌습니다.
한동안 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던 은행장들의 '월례조회'가 차츰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에 앞서 우리은행이 지난 3월부터 월례조회를 폐지했습니다. 황영기 전 행장이 퇴임하고 박해춘 행장이 부임하면서부터입니다. 박 행장 역시 은행 내부 행사인 월례조회가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취지에서 조회를 폐지했다고 하는군요.국민은행도 올들어 월례조회를 분기마다 하는 '분기조회'로 대체했습니다.
은행장들의 월례조회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 때부터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김 전행장은 행내 방송을 활용해 외부에 대해 "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인사청탁을 엄단하겠다" 등 민감한 발언들을 쏟아내 '스타성'이 한층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김 전행장에 이어 '월례조회'의 대명사로 떠올랐던 사람은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입니다. 특유의 논리정연한 말솜씨와 거침없는 발언으로 "황 행장의 '월례조회'를 들으면 은행권 판도를 알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2년 전 국정감사 때 한 국회의원이 "황영기 행장은 시중에 얘기가 많이 나도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황 전행장이 "월례조회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답한 것도 에피소드로 남아있습니다.
월례조회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자기 주장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던 '거침없던 행장'들이 사라진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김 전행장과 황 전행장 등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던 행장들이 모두 연임에 실패, 은행장들로 하여금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을 덜 느끼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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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례조회의 '퇴장'은 은행권을 출입하는 기자로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매달 한번 '월례조회사'를 들으면서 각 은행의 고민, 이슈 등을 엿볼 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가 사라지고 있으니 말이죠. 이제 제대로 기자 노릇 하려면 예전보다 더 발품을 팔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