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당당한 황영기 회장

[현장클릭]당당한 황영기 회장

최명용 기자
2005.09.26 09:32

 지난 23일 예금보험공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렸습니다. 국정감사가 늘 그렇듯이 몇번씩 중복되는 국회의원들의 지루한 질문공세와 이에 맞서는 상투적인 답변이 오전내내 오갔습니다.

 그런데 오후 2시께 황영기 우리금융 지주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뒤 국정감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황영기 회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한발 물러섬 없이 소신을 밝히고 국회의원들은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는 등 `볼만한' 국감장이 연출됐습니다.

 황 회장에게 의원들이 목소리를 높인 대목은 MOU(경영정상화이행약정서)상 접대비 초과 문제였습니다.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이 황회장에게 "예보와의 MOU에서 판관비 한도를 정한 만큼 이를 준수하기 위해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하자 황영기 회장은 "영업활동을 위해 접대비를 낮출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이 의원이 재차 '접대비 한도를 계속 위반하겠다는 것이냐'고 다그치고 예보 최장봉 사장에게 "어떻게 조치하겠느냐"고 되묻기 까지 했지만 황 회장은 "접대비를 내리기 힘든 점을 이해해 달라"고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말말말' 꺼리도 연출됐습니다. 한 국회의원이 "다른 시중은행장은 안그런데 황영기 회장은 시중에 얘기가 많이 나돕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합니까"고 하자 황 회장은 "월례조회 때문에 그런것 같습니다"고 응수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황영기 회장 및 임원들의 스톡옵션 문제와 과다성과급 등 논란이 됐던 부분을 건드렸지만 황회장은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습니다.

 민감한 문제인 우리금융 민영화문제에 대해서는 황 회장 의견이 의원들의 공감대를 얻기도 했습니다. 엄호성 의원(한나라당)은 우리금융의 해외 매각을 막기 위해 연기금및 대기업 10여곳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방안을 국회차원에서 검토해보겠다고 했고, 송영길 의원(열린우리당)은 우리은행을 국책은행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기자들 사이에선 "오늘 스타는 황회장이었어"라는 촌평도 나왔습니다. 자신의 소신은 소신대로 밝히고, 우리금융 국내매각에 대한 정치권의 동조까지 이끌어 냈으니 말입니다.

 우리금융지주는 대주주가 정부여서 시어머니가 많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칫 정부산하 기관장들은 보신주의로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인지 황회장이 이날 보여준 당당함은 유난히 신선하게 다가옵니다. 황회장의 당당함이 우리금융의 좋은 실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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