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글로벌 경쟁법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기고]글로벌 경쟁법 시대에 대처하는 자세

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
2007.09.05 12:23

며칠 전 중국에서 반독점법이 통과됐다. 이제 중국도 한 나라 경제질서의 기본룰을 정하는 '경쟁법'을 가지게 된 셈이다. 내년 8월 시행될 예정인 이 반독점법을 두고 벌써부터 독과점 지위의 중국 국영기업들과 다국적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서 최초의 경쟁법이 탄생한지도 어느덧 120년 가까이가 흘렀다. 그동안 전세계에는 약 100개의 경쟁당국과 그와 비슷한 숫자의 경쟁법이 생겨났다.

전세계적인 경쟁법의 확산에 따라 한 나라의 기업 활동이 다른 나라에 의해 규제받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른 나라 기업들을 자국의 경쟁법으로 처벌하는 역외적용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 D램, 항공운송료 담합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사건에 따라서는 위법행위를 한 임직원에 대해 체형이 부과되고, 피해액의 3배에 달하는 배상을 놓고 집단소송에 휘말리기도 한다. 또 인수·합병(M&A)을 할 때 다른 나라에도 신고해야 한다. 하나의 사안에 대해 나라별로 판단이 달라 M&A가 무산되거나 계획이 수정되는 사례도 있다. 앞으로도 외국 경쟁당국들이 우리나라 기업에 법집행을 하는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런 경쟁법 집행의 글로벌화는 우리에게는 도전 과제인 동시에 기회다. 기업과 경제 전체에 경쟁압력을 키워 경쟁력 제고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위협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외국의 경쟁법 집행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경쟁법 위반을 하지 않으려는 기업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기업들은 법 위반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내부의 준법시스템인 '자율준수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로 이를 실효성있게 운영해 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도 CP등급평가제를 실시하고, 모범기업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CP의 도입 확산에 팔을 걷어 붙였다. 기업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담합 문제 등에 대한 업무설명회를 여는 것도 정부의 노력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앞으로도 경쟁법 집행 관련 규제들을 국제적으로 수렴화하기 위한 국제협력, 심사·심판 절차의 개선 등의 노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경제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경쟁의 성격이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법과 경쟁정책이 적절히 보조를 맞추고 있는지도 스스로 들여다 볼 것이다. 또 경쟁 이슈들을 잘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와 개선 작업도 병행할 것이다.

소비자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담합 등 법위반 행위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의 손해배상소송은 기업의 법위반을 억제하고, 자율준수를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기업, 소비자,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들의 경쟁주창활동을 통해 경쟁문화가 더 널리 확산되길 기대한다. 선진경제로의 빠른 진입도 이를 통해 가능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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