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박경수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회장

"국내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적습니다. 중견기업을 키우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경수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회장은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려면 무엇보다 탄탄한 중견기업들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어도 매출 몇천억원 정도는 하는 중견기업들이 많아져야 해외에 나가 제대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중견기업을 많이 키우기 위한 방도로 박 회장은 기업가 정신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에 주는 혜택에 안주하려는 기업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한계를 갓 넘은 기업에게도 어느 선까지 정책적 지원을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오래전 만들어진 중소기업에 대한 범위와 지원책으로선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중견기업들을 육성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박 회장은 코스닥 시장이 중견기업 육성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점도 높게 샀다. 박 회장은 "코스닥 시장의 전체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는데 세계적으로 나스닥 시장을 제외하고 신기술기업을 위한 시장으로 코스닥만한 시장이 없다"며 기업들이 코스닥 입성을 계기로 중견기업으로 한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11일 현재 코스닥 상장법인은 993개사며, 그중 921개사가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 유난히 중견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강하십니다. 회장님의 중견기업론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경제가 탄탄하게 돌아가려면 허리 부분을 차지하는 중견기업들이 많아야 합니다. 중견기업이 많아지면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나타나는 양극화 문제 등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허리가 없고 위(대기업)와 아래(중소기업)만 많은 상태입니다.
왜 그럴까요. 창업을 해 어느정도 성공하고 5년 정도 지나 상장을 하게 되면 기업인들도 피로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게 현실입니다. 돈도 벌었고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 좀 안주하고 싶다는 유혹이 생기게 마련인거죠. 이런 유혹을 떨쳐버리고 코스닥 입성으로 모은 자금으로 한단계 더 도약하는 기업가 정신이 있어야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 중견기업으로 가고, 나아가 대기업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업가정신을 뒷받침해줄 정책적 지원도 중요합니다. 회사가 중소기업의 범위를 넘어서려고 하면 회사를 나누거나 해서 중소기업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는 경향마저 있어 안타깝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혜택을 계속 누리는 게 유리해서 그런데 좀더 정책적 지원이 가해지면 좀더 많은 기업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한 단계 더 도약을 시도할 것으로 봅니다.
독자들의 PICK!
- 지난 2월에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하신 이후 6개월여가 지났는데, 소감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계시는 사업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 1000개에 가까운 코스닥상장법인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저희 협의회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원사에 대한 도우미 역할은 물론, 공익기관으로서 코스닥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 협의회는 올해 Clean KOSDAQ 운동을 통한 코스닥상장법인 윤리경영 강화, 코스닥 CEO간의 네트워크 구축사업, 코스닥상장법인 바로 알리기, 글로벌 스탠더드 확립과 해외 유관기관과의 교류 확대를 통한 국제업무지원 강화 등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 업종이 다른 수많은 기업들의 모임이다 보니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당국이나 거래소에 대한 요구사항도 다를 수 있는 등 회원사간의 이견이 생길 땐 어떻게 합니까?

▶ 맞는 말씀입니다. 1000개에 가까운 회원사가 한목소리를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각 사안에 따라 회원사간 이견이 생기고, 각 사의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경우를 위해 중재의 창구로서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를 이용하셨으면 합니다. 아무래도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협의회를 통하신다면 상호간의 중립점을 찾기가 쉬울 것이고, 이견도 원활히 조율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이 바로 코스닥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루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 올들어 코스피 지수가 한때 2000을 돌파하는 등 시세를 낸데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닥은 상승폭이 적었습니다. 과거에는 코스닥 프리미엄이란 얘기까지 있었는데, 요즘은 코스닥 디스카운트란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협의회 차원에서 이런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코스닥 디스카운트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기업들의 코스닥의 건전성을 해치는 그릇된 행동이 그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잘못된 몇몇 소수의 사례가 코스닥 전체의 모습인 것처럼 침소봉대되어지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 코스닥 기업들이 기관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코스닥 디스카운트의 큰 요인입니다.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기관들의 관심이 덜하고, 이에 따라 참고할 만한 리포트도 부족합니다.
따라서 저희 협의회는 코스닥상장법인 바로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KRP(KRX Research Project) 사업입니다. 코스닥에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알토란같은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 기업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분석정보를 생산하기 위해 증권선물거래소와 공동으로 KRP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개별 IR 주선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방소재 코스닥법인을 대상으로 합동IR을 주선하는 등 기업을 바로 알리기 위한 IR업무지원 사업도 꾸준히 실시하고 있습니다.
- 루보, 화이델SNT, UC아이콜스 등의 주가조작으로 인한 주가 급등락으로 인해 올해는 시장에 작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클린 코스닥’ 운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설명 좀 해주십시오.
▶ ‘클린 코스닥’ 운동은 투자자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지난 5월 코스닥상장법인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코스닥상장법인들은 ‘주주중시 경영 실현’, ‘경영 투명성 및 지배구조 개선’, ‘불공정거래 방지’, ‘윤리경영 정착’ 그리고 ‘사회공헌 활동’이라는 다섯 가지의 실천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저희 코스닥상장법인들은 이런 운동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주주중심 경영을 위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개혁운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저희 협의회에서는 ‘코스닥상장법인 윤리경영’을 올해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여 코스닥법인들의 윤리경영 사례를 조사해 홍보하고, 많은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채택해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