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안정성 노린 '군공식 투자스킴' 호평...외국계도 "혀를 내두를 정도"
"우리가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운 4단 정도의 유단자라면 군인공제회는 스트리트 파이터 출신으로 10단의 역량을 보여준다. 한 번이라도 딜 소싱을 같이 해보면 이들이 내세운 투자형태나 조건, 수익성, 원리금 상환장치 등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이른바 '군공식 투자스킴'으로 불리는 투자시스템은 때때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능가한다"
외국계 증권사 출신인 국내 사모펀드(PEF)의 한 대표가 군인공제회를 두고 하는 얘기다. 언뜻 보기에는 예비역 장성 출신의 비전문가들이 자금을 운용하는데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 싶지만 투자내역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업 인수합병(M&A)시장은 물론, SOC투자, 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 등에서 가장 먼저 유력물건을 찾아내고 발군의 수익을 일궈내는 곳이 군인공제회다. 그래서 시장은 "군공의 노하우가 무엇인가"를 궁금해한다.

그러나 정작 이에 대한 군인공제회 관계자들의 대답은 한결같다.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다보니 얻어낸 결과"라는 것. 정연상 주택사업본부장은 "꼭 집어낸다면 경리장교 시절부터 쌓은 오랜 투자경험을 통해 얻은 실전적인 '감'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7조원대를 넘어선 군인공제회의 자산은 회원인 전현직 군인들이 투자를 의뢰하며 낸 자금이다. 회원 1인당 월 한도 50만원까지 자금을 불입하면 공제회는 연 7%의 복리를 제공해준다. 이는 교원공제회(5.75%), 행정공제회(5.50%), 소방공제회(6.00%)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리다. 과거에는 8%에 육박하던 때도 있었으니 조달코스트가 높은만큼 연 10%정도의 수익은 내야 '본전치기'가 가능한 구조다.
그렇다고 막연히 고수익만 쫓을 수도 없다. 공제회의 성격상 안정적인 자금운용과 큰 실패없는 투자가 중요하다. 달리 말해 '고수익'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하는 셈이다. 이 둘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심끝에 남들이 잘 찾지 않는 '블루오션'을 찾아냈고 이 분야가 바로 군공이 큰 수익을 거둔 M&A나 부동산PF사업 등이다.
김창현 금융사업본부장은 "우리가 국내 M&A시장에 초창기부터 뛰어들었던 것은 당시만 해도 이 분야에 참여하려는 기관이나 기업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그만큼 '선점효과'와 시장을 리드하는 지위를 누려 좋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그래서 시도해 성공한 딜이 공제회의 명성을 알린 STX에너지, 금호타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진로 등이다.
군인공제회가 외환위기 이후 시장을 리드한 부동산 PF사업도 마찬가지 경우다. 정연상 본부장은 "좋은 개발아이디어를 갖고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가 제1금융권을 찾으면 항상 '토지매입은 완료했느냐, 인허가는 마쳤느냐'를 물어보며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며 "우리는 이 과정에서 사업성을 철저히 평가하면서 금융권에서 자금을 구하기 힘든 사업자에게 투자하는 대신 그만큼의 고수익을 벌어 들인다"고 강조했다. 공제회가 최근 수년간 PF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률은 적어도 10%대 초반, 높게는 16%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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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감한 투자가 항상 안정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군공은 투자를 집행할 때마다 철저한 투자 스킴을 짜 손해보는 구조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05년 크라운제과가 사들인 해태제과 투자다.
당시 700억원(지분율 27.1%, 상환전환우선주)을 7년기한으로 투자한 공제회는 주당 12만3000원 정도에 해태제과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해태제과가 높은 공모가로 IPO에 성공하게 되면 공제회로서는 큰 차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행여 실적악화로 IPO성과가 부진해도 손해볼 일은 없다. 우선 투자후 5년 이후부터 원금을 3년간 분할상환하는 조건을 맺은 동시에 연11%에 해당하는 배당수익도 확정시켜 놓았다. 원리금은 해태제과 뿐만 아니라 크라운제과도 동시에 지급보증 의무를 지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투자로 인한 손실은 일어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군인공제회는 남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어려운 딜을 찾아 참가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짠다"고 풀이했다.
이 같은 평가로 인해 한해 군인공제회에 몰리는 사업제안서는 연간 수백건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투자건이 따로 있다. 공제회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군인 출신들이다보니 '명분'을 따지게 되는데 그건 다름아닌 '얼마나 기업가치를 올려 줄 수 있는 투자인가'하는 점이다"고 설명했다.
M&A에 참가하려는 전략적투자자(SI)들 가운데 매물기업을 사들여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기업의 성장동력과 미래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더 좋다는 얘기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군인공제회가 투자한 이후로 기업이 더 잘됐다는 얘기를 듣고 싶은 욕심이 많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