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위기감 느끼면 가계부 써보세요

주머니 위기감 느끼면 가계부 써보세요

황숙혜 기자
2007.11.30 12:24

'가계부는 써서 뭐해. 월급 들어오기 무섭게 보험회사로 카드회사로 빠져나가기 바쁜데.'

이렇게 생각했던 안이해 씨. 날로 늘어나는 카드대금와 마이너스 통장에 위기감을 느껴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지 3년 째다. 처음에는 각종 영수증을 챙기고 매일 저녁마다 지출 내역 기재하는 일이 귀찮아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였지만 이제 공과금 영수증까지 붙이고 매달 하순이면 다음달 예상지출까지 뽑아내는 가계부 고수다.

가계부는 가정의 대차대조표와 같다. 탄탄한 재정설계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귀찮기도 하고 제대로 작성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

가계부를 쓸 때와 쓰지 않을 때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볼수록 크게 벌어진다. 고정적 또는 일회적인 소득이나 지출, 저축과 투자 현황 등 가계 자금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재정설계를 할 때와 충동 투자와 충동 지출을 일삼을 때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재정설계의 첫 걸음인 가계부 작성을 실천할 수 있는 수칙을 알아보자.

◇ 현실적이어야 한다

가계부 작성이 스트레스 받는 일이 되어서는 작심삼일로 끝나기 십상이다. 가계부를 쓰다가 지쳐버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하루동안 발생한 모든 지출을 기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첩을 달고 다니며 지출이 발생할 때마다 기록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독한 마음을 먹고 자신의 지출을 완벽하게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다른 가족의 씀씀이까지 빠짐없이 파악할 수는 없다.

10원짜리 한 장까지 모든 숫자를 완벽하게 기록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빠뜨리는 것 없이 기록하려고 하다가 하루종일 머릿속을 숫자로 가득 채운 채 강박관념에 시달릴 필요는 없다.

하루 중 중요한 지출을 중심으로 작성하되 금액은 자신의 소득에 따라 1만원 또는 1000원 단위를 기준으로 한다.

가계부 작성의 근본 목적은 필요없는 지출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파악하고 투자할 수 있는 종자돈을 늘리는 데 있다.

◇ 가족이 함께 써야 한다

가계부 작성이 주부 한 사람의 업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주부가 숙제를 하듯 혼자 기록하는 가계부로는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재정설계는 가족이 모두 동참할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 가정의 지출은 장바구니보다 다른 곳에서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더 많다.

가령 남편의 술값과 가족 외식비, 자녀의 장남감 구입비 등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공과금이나 보험료 이외에 일회성 지출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또 가족이 함께 가계부를 작성해야 각자 자신의 씀씀이를 점검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일주일이나 한달 간격으로 가족이 모여 전체 지출 내역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도 유익하다.

◇ 기록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가계부에 각종 숫자를 기록하는 데 그치면 가계부를 쓸 이유가 없다. 돈이 새는 곳을 막아 수입이 늘어나는 효과를 내야 한다.

적어도 매달 한 번 씩은 소득과 지출 내역을 점검해야 한다. 한 달 외식비가 적정 수준인지, 3년 안에 내집 마련을 하려면 어디서부터 지출을 줄여야 한 것인지, 과외 수입이 있을 때 저축이나 투자가 아니라 지출만 늘리고 있지는 않은지 소득 대비 아이 사교육비는 얼마가 적정할지,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데 처분 가능한 자산 중에 무엇을 먼저 현금화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가계부를 들여다보고 생각해야 할 것들은 부지기수다.

오히려 작성할 때보다 기록이 끝난 이후가 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달력을 이용해 생활화하라

새해부터 가계부를 쓰기 위해 근사한 다이어리나 가계부 책을 장만해야 할까. 아니면 엑셀로 프로그램을 짜야 할까. 거창하게 시작하는 것보다 생활 주변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령 여백이 있는 달력을 이용해 날짜별로 가족이 각자의 주요 지출 내역을 기록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다. 달력을 이용하면 가계부 기록을 생활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가족끼지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밖에 인터넷을 이용해 전자가계부를 다운로드 받되 구조가 너무 복잡하지 않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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