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는 끊임없이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연일 북적였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장이 마련된 센트럴홀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08'에서삼성전자(223,250원 ▼1,250 -0.56%)와LG전자(141,200원 ▲11,200 +8.62%)는 전시규모와 전시제품 모두 2700여개 참가업체보다 뛰어났다.
삼성전자 전시장은 2310㎡(700평)으로 참가업체들 중 가장 넓었고 LG전자도 2208㎡(669평)로 3번째였다. 두 회사는 또 세계에서 가장 큰 AMOLED TV,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PDP TV 등을 포함해 '세계 최대' '세계 최초'라는 표현이 붙여진 제품들을 내놓고 1~2년 후 TV, 휴대폰, 각종 AV제품의 변화를 미리 보여줬다.
하지만 이처럼 돋보인 삼성 및 LG 제품들과 별개로 전시회 기간 내내 남는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 기업들이 당장 1~2년 후 제품의 변화를 보여줬다면 5~10년 후 변화를 예언하는 것은 여전히 해외기업들의 몫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인 중 주제강연(키노트) 연사로 초청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매번 키노트에선 디지털이 변화시킬 미래 삶을 예견하는 강연들이 이어졌고 이를 듣기 위한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그러나 키노트 연사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릭 왜고너 GM 회장, 도시히로 사카모토 파나소닉 회장,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 브라이언 L 로버츠 컴캐스트 회장 등 해외 기업인들 뿐이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해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예전에는 선진기업이라는 등대가 있었지만 이제는 망망대해를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미래 변화를 주도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4일은 우리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이미' 세계 선두권에 올랐음과 미래를 창조하는 능력은 '아직'이라는 점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