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내린 눈은 어디로?

[내일의전략]내린 눈은 어디로?

이학렬 기자
2008.01.21 17:38

전망치 하향 조정…"'펀드런' 없으면 추가하락 적을 것"

"다른 증권사들도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지 않을까요?"

현대증권이 발빠르게(?) 코스피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비록 6개월치이긴 하지만 2000 회복이 어렵다고 했다. 코스피 투자의견도 '중립'으로 내렸다. 증권사의 '중립' 의견이 사실상 '매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식을 팔라'는 얘기다.

현대증권이 제시한 이유는 현 상황에서 모두 공감하는 얘기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이 다른 증권사가 곧 코스피 목표치를 수정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추정이다.

첫번째 이유는 미국경제가 둔화 폭이 확대되면서 침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ISM 제조업 지수 하락은 주택경기 위축이 실물경제로의 확산을 알려주는 지표였다. 고용 악화는 그동안 소비를 지탱해온 한 축의 무너짐을 의미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멕스, 티파니 등 소매업체의 실적 부진에 이어 소매판매 감소는 소비 둔화를 증명했다.

두번째 이유로 제시한 선진국 투자은행들의 손실규모 확대로 정상적인 투자금융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 신흥시장의 견조한 성장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 역시 이해할 만하다. 특히 이날 중국상하이지수가 또 다시 5000이 무너진 것은 신흥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정병선 선물협회 연구위원은 "미국을 빼고 주식시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성장세를 유지하는 이유는 미국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긴 한국투자공사(KIC) 등 신흥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수혈받고 있는 처지에서 돈을 다시 신흥시장으로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과거 미국경제 침체국면 사례를 봤을 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도 높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3월 전저점을 하향돌파하지 않았지만 나스닥과 S&P500은 이미 전저점을 2006년 6~7월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현대증권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볼 때 최소한 10%가 넘는 추가 하락과 3/4분기 중 바닥을 지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피지수 역시 15일 전저점을 이탈한 이후 5일 이동평균선조차 회복하지 못하고 또다른 전저점을 향하고 있다.

이제 남은 우려는 '펀드 런(대규모 펀드 환매)' 뿐이다. 그나마 코스피지수가 지지선에서 저항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관투자가의 저가매수세 때문이었다. 이날도 투신업계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은 동시호가때 대규모 저가매수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자금 유입이 멈추면 장 막판 저가매수도 사라질 것이고 동시호가때 떨어진 예상지수는 회복되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다.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본부장의 '냉정을 찾을 때'라는 조언이 눈길이 가는 이유다.

장중 내내 내렸던 눈이 마감과 동시에 멈췄다. 날씨가 따뜻하고 사람들과 차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니면서 대부분의 눈이 녹았다. 물론 여기저기에 쌓여있는 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그늘에는 많은 눈이 쌓여있고 일부는 빙판으로 변해 조심하지 않은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오늘 눈이 오래가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 봄이 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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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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