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24일 내놓은 '창조적 광역 발전' 전략은 '반노(反노무현)' 그 자체다. 출발부터 참여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실패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균형발전'은 노 대통령이 핵심중 핵심으로 꼽아온 국정 과제. 인수위는 이 대신 '광역 발전'을 들이 밀었다.
'국가균형발전법' 대신 '광역경제권발전 특별법'을 제정하고 '균형특별회계'를 '재편', 광역경제권 특별회계를 만들기로 한 것도 노 대통령 '색깔 지우기'다. 이 뿐 아니다.
명분이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잘 살자는 것이지만 방법론과 접근법에 적잖은 간극이 존재한다. 전자가 '균형'에 방점을 찍는다면 후자는 '발전'에 눈길이 쏠린다.
노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간 철학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다. 내용을 들여 보면 차이는 더욱 확연해진다.
노 대통령은 지역별 새로운 거점을 꾸려 지역을 발전시키자는 구상으로 '소권역'에 가깝다. 기존 대도시나 주요 도시 등을 대신하는 대안도시의 육성이 주요축이다.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이 좋은 예다.
반면 이 당선인은 기존 대도시를 중심으로 연계를 통해 권역을 넓히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방향이 다르다보니 방법론도 다르다.
노 대통령은 수도권의 공공기관을 이전하거나 (혁신도시), 기업을 지역으로 옮기는(기업 도시) 식이다. 이 과정에서 지역 땅값 상승이란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비해 이 당선인은 △지역간 간선 고속도로망 △고속철도망 △국제항만 △국제공항 등 권역간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지역을 수도권 수준의 여건을 만들겠다는 게 목적.
그러나 이 역시 문제될 부분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광역권 전체에서 '토목 공사'를 벌이겠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참여정부가 땅값을 올리고 새 정부가 건설 부양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여기에 한반도대운하 공사까지 시작되면 전 지역이 공사장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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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4월 총선을 겨냥한 카드란 해석도 나온다. '건설'만큼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경제'를 내세우면 총선을 치르기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자신감도 묻어난다. '규제 개혁'을 화두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벽을 허물겠다는 것. 최근 대불공단 전봇대 사건에서 얻은 학습 효과다 뒷받침이 된 듯 하다.
16개 시도지사중 호남권을 제외한 전지역의 수장들이 한나라당 소속인 것도 힘이다. 광역경제권 구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간 협조와 협력이 중요하기 때문.
이에따라 차제에 행정구역 개편까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현 행정구역 체제의 문제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인수위는 "검토한 바 없다"(박형준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고 했지만 경제권 통합 후 행정구역 개편까지 내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 전 정부 조직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이 당선인 스타일을 고려하면 지방정부, 행정구역에 손을 대는 게 먼 일은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