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학교와 시장경제 교육

[기자수첩]학교와 시장경제 교육

최종일 기자
2008.02.01 12:40

"주식이나 펀드투자를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육할 교재나 스스로의 지식이 부족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난 29일 부산 센텀호텔에서 열린 중고교 교사 대상 경제교육 행사에서 한 고등학교 교사에게 참가목적을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교사들은 수업중에 주식이나 펀드 운용에 대해 물어볼 정도로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빨간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아 은행에 저축하는 것 정도만을 배웠던 기자로서는 요즘 교육현장의 모습은 격세지감이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생들의 경제에 대한 관심도에 비해 학생들에게 시장경제에 대해 제대로 가르칠 기회는 별로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년에 몇 차례 있는 외부 강사의 특강 정도가 전부라고 그들은 지적했다. 이러다 보니 선생님 스스로 이런 행사를 찾아 제대로 공부해 놓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

교사들은 특히 지금의 교과서는 시장경제 원리에 대한 이해보다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분배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다보니 학생들의 실제적인 관심과는 거리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함께 각종 언론에서 재벌 총수나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부도덕한 측면만을 부각시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접하게 된다고도 꼬집었다.

시장경제의 작동원리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나 기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전경련과 교육부가 고교용 경제 교과서를 공동 제작해 배포하려다가 배포 과정에서 파행이 빚어졌던 일이 있었다. 일부 시민단체와 노조 단체들이 이 교과서의 내용이 친기업적이고 노조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경련이 배포를 강행했고 이 교과서는 학교, 학원, 군 등에서 주문이 쇄도해 최근까지 5만부 이상이 배포됐다. 지금도 추가 주문이 잇따를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이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곱씹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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