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체면을 구겼다. 휴대전화 요금인하 방안을 놓고서다. 당초 지난달말 인하 방안을 내놓기로 공언했던 인수위는 차일피일 미루다 또한번 '연기'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3일 "업계쪽에서 자율적으로 마련한 인하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수위는 장기적으로 소비자 피부에 와 닿도록 하는 것을 마련해 새 정부에 넘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부인하지 않았다.
서민생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핵심 과제로 휴대전화 요금인하를 내걸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가 사실상 '포기'를 선언한 셈.
이를두고 인수위가 시장을 무시한 채 과욕을 부리다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가 직접 나섰지만 정작 인수위가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것.
휴대전화 요금 인하 방안을 놓고 시장 원리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인수위의 입지를 좁혔다. 실제 △요금 인가제 폐지 △망내 할인 활성화 등 제도적 손질 외에 가입비나 기본료를 직접적으로 낮출 수단은 없다.
게다가 통신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낮출 여지도 많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지난해 대선 직전 현 정부와 대통합민주신당이 업계와 조율을 거쳐 망내 할인 등의 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한 바 있기 때문.
아울러 업체별 입장도 다르다. 다른 영역의 경우 업체별로 가격 인하에 따른 이해득실이 비슷하지만 통신업체의 경우 어떤 부분에 손을 대느냐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는 얘기다.
인수위 관계자도 이와관련 "너무 복잡한 문제"라며 "연기보다 조율할 시간을 더 갖는 것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휴대전화 요금에 대한 구체적 고민 없이 섣불리 검토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총선 등을 앞두고 인수위가 선심성 정책에만 골몰한 나머지 구체적 검토를 무시했다는 비판도 맥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