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경매 불가능한 미술유통구조 개선을

[기고]재경매 불가능한 미술유통구조 개선을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
2008.03.10 15:50

최근 미술품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구매 작품에 대한 가치재조명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미술품투자카페(http://cafe.naver.com/investart/6602)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미술품 거래시장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활발하다.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91년 국내최대 규모의 H화랑을 통해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K화백의 작품(30호)을 900만원에 구입한 후, 2007년 3월 다시 미술품 시장에 내놓았을 때는 90만원(호당 3만원)으로 가격이 폭락했다”며 미술품 가격검정 시스템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으로 비단 이 회원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화가가 화랑에서 개인 초대전을 하는 경우 보통 50점 정도의 작품을 전시하고 그 중에 10점 정도가 판매된다. 거의 모든 화랑 초대전의 경우 이와 같다. 미술품 한 점이 1000만원에 팔릴 경우 화랑이 500만원의 수익을 가지고 화가가 나머지 수익을 가진다. 하지만 화가는 도록 등을 직접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화랑보다 더 적은 수익을 가지게 된다. 또한 판매되지 않은 작품 40점은 화랑이 점당 400만원에도 구입해 주지도 않는다.

때문에 화랑에서 구입한 작품을 그 화랑에 가져가도 그 화랑은 400만원에도 구입해 주지 못한다. 할 수가 없다. 다른 화랑에 가져가면 300만원에도 구입해 주지 않는다. 위 증언에서 보는 것같이 실제는 다른 화랑에 가져가면 90만원 받는다. 즉, 현재까지의 화랑 유통구조상 화랑에서 구입한 작품은 되팔 수가 없으며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작품의 가격상승이 지속 중’이라는 출처불명의 정보가 나돌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 폐쇄적인 유통구조로 일방적인 손해를 감수해야했던 미술품 애호가들에게도 대안이 생기고 있다. 인터넷 미술품 경매사이트 등의 활성화로 유통경로가 공개되면서 재경매 제도도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 100만원에 구입한 작품을 재경매를 거칠 경우 500만원에도 50만원에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구입한 그림을 다시 팔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유통구조를 숨긴 채 ‘비싸게 팔렸다’, ‘어느 화가 작품가격이 얼마가 상승했다’, ‘블루칩·인기화가’ 등의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는 일도 사라져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대략 5만 명의 화가가 활동 중으로 두 점씩만 그려도 한 달에 10만점의 작품이 쏟아진다. 한 달에 100점 파는 것은 전체 작품의 0.1%밖에 되지 않는다. 0.1%는 없는 것이나 같고 시장에 영향도 주지 못하는 셈으로 선량한 미술품 애호가와 미술품 투자자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감수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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