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석연찮은 소액주주운동

[기자수첩]석연찮은 소액주주운동

김동하 기자
2008.03.25 10:39

"조만간 현 경영진을 퇴진시키고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겠다"

지난 21일 코스닥 상장업체인텔로드(514원 0%)의 정기주주총회. 이같은 으름짱을 놓은 세력은 경영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2대주주도, 기관 액티비즘을 표방한 '펀드'도 아니었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소액주주연대였다. 실제 이들의 의도대로 대주주인 이주찬 현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은 반대표를 54.6%얻어 재신임을 받는데 실패했다.

2008년 3월의 주총시즌. '개미의 반란'이 거세지고 있다.삼성전자(222,000원 ▼2,500 -1.11%),SK등 대기업에서 시작된 소액주주운동은 코스닥 업체들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스스로 온오프라인 모임을 결성, 의결권을 공유하면서 배당을 요구하거나 사외이사·감사 등의 선임과정에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웹젠(12,230원 ▼70 -0.57%), 텔로드 등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의 경우, 소액주주들은 적극적인 연대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면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 상장사인 국보디자인의 한 소액주주는 기자에게 "소액주주들끼리 의결권을 공유, 9%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면서 "현금배당과 무상증자를 요구한다. 안될 경우 감사선임 부결 등 단체행동도 불사할 예정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증권가의 '소액주주운동'은 정치권의 '풀뿌리 민주주의운동'에 비견될 만큼 성숙한 자본주의의 신호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현상을 보면서 뭔가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다. 소액주주운동의 초점이 너나할 것 없이 '급락한 주가'에만 쏠려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장기비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저 뒤에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속칭 '장하성 펀드'가 낳은 후폭풍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소액주주운동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소액주주운동에 대해 "주주 각자의 선택에 달린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는 다음과 같은 '분명한' 전제를 띄웠다. "주주제안을 하기 전에, 과연 스스로가 장기투자자인지 자문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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