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보生 지분 수출입銀에 넘길 듯

정부, 교보生 지분 수출입銀에 넘길 듯

이상배 기자
2008.05.16 08:42

- 수출입은행에 교보생명 주식 현물출자 검토

- 수출입은행이 교보생명 6% 대주주될 가능성

- 교보생명 지분 전량 넘겨도 추가출자 필요

정부가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한 현물출자를 추진하면서 과거 상속세로 물납받았던 교보생명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수출입은행은 교보생명의 지분 약 6%을 가진 대주주가 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5일 "수출입은행에 대한 증자는 정부가 보유 중인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교보생명, 한국도로공사 등의 비상장 주식을 넘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현물출자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기업 지분으로는 도로공사(지분율 88.5%),기업은행(21,550원 ▼450 -2.05%)(57.7%), 교보생명(5.9%),신세계(308,500원 ▼8,000 -2.53%)(3.5%)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교보생명 주식은 지난 2003년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신용호 전 회장이 타계한 뒤 신창재 회장 등 유족들이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것이다. 신세계 주식은 2006년 이명희 회장의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이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증여세로 물납된 것이다.

재정부는 기업은행이나 신세계처럼 환금성이 높은 상장사 주식보다 도로공사, 교보생명 등 비상장사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신세계처럼 장내에서 거래되는 상장사 주식들은 필요할 경우 현금화해서 예산으로 활용할 수도 있는 만큼 가급적 보유하고 있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은 비상장 주식 가운데 도로공사보다 교보생명을 선호하는 입장이다. 교보생명은 향후 상장될 가능성이 높지만 도로공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기업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도 도로공사는 소유권을 남겨둔 채 경영권만 민간에 넘기는 쪽으로 검토 중이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자본확충 자체가 목적인 만큼 현물출자받은 주식을 당장 현금화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다만 앞으로 현금화가 필요한 상황이 올지 모르는 만큼 가급적 교보생명처럼 환금성이 개선될 주식이 출자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교보생명은 신 회장이 지분 33.6%로 1대주주로 있으며 대우인터내셔널과 자산관리공사가 각각 24.0%, 9.9%로 2,3대 주주에 올라있다.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건전성 악화로 인해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에 증자를 요청해왔다.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말 11.0%에서 올 3월에는 9.6%까지 떨어졌다.

정부는 이에 대해 최대 6900억원의 현물출자를 검토 중이다. 만약 정부가 보유 중인 교보생명 주식 119만9000주를 모두 수출입은행에 넘긴다면 그 규모는 약 3000억원 어치에 해당한다. 현재 교보생명 주식은 장외에서 27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보유 중인 교보생명 주식 전량을 수출입은행에 현물출자하더라도 최대 출자액 6900억원을 채우려면 추가적인 주식 출자가 필요하다. 정부는 신임 수출입은행 인선이 이뤄진 뒤 새 행장과의 협의를 거쳐 구체적으로 현물출자할 주식을 결정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이상배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장입니다. △2002년 서울대 경제학부 졸업 △2011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2년 머니투데이 입사 △청와대, 국회, 검찰 및 법원, 기재부, 산자부, 공정위, 대기업, 거래소 및 증권사, IT 업계 등 출입 △2019∼2020년 뉴욕특파원 △2021∼2022년 경제부장 △2023년∼ 정치부장 △저서: '리더의 자격'(북투데이), '앞으로 5년, 결정적 미래'(비즈니스북스·공저) 등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