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창연 여행박사 대표…멀리건·OK·양파는 'NO'
"골프 100개 안으로 치면 1000만원 포상합니다"
신창연 여행박사 대표가 직원들에게 외친 '진짜'공약이다. 실제 직원들 중 4명이 1000만원씩을 타갔다고 한다.

즉흥적이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포상이지만 룰은 엄격하다. 멀리건(골프에서 처음 실수한 티샷을 눈감아주고 다시 한번 티샷하기)은 커녕 OK(다음 퍼팅을 넣는다고 인정해주는 것)도 없다. 한 홀에서 10개 넘게 쳐도 다 센다.
물론 조건은 있다. 시작한지 1년 안에 신 대표와 세 번 골프를 쳐서 두 번 100개 미만으로 치면 1000만원을 준다. 여직원의 경우에는 좀 후하다. 120개 미만으로 치면 1000만원을 타 갈 수 있다.
신 대표 자신도 스스로가 '변덕이 많고 즉흥적'이라고 말한다. 학교 다닐 때부터 예습복습은 절대 안하고 그냥 공부도 닥치는 대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관된 원칙은 있다. '재밌게 살고, 재밌게 일하자'다.
지난해 8월트라이콤으로의 매각도 이강진 대표와의 단 몇 차례의 만남으로 결론을 냈다고 한다. 인수합병 구조를 볼 때 양사 모두에게 바람직한 것 같아서 큰 고민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어렵게 키워온 회사를 '제 발'로 인수 당하면서까지 상장을 결심한 이유는 '돈'이었다고 서슴없이 얘기한다. 70%의 지분을 보유한 직원들이 뭉칫돈이라도 만져보게 하려면 상장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여행업계 급여는 정말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상장은 해보니까 가시밭길이네요. 반드시 목표를 정해놓고 '성장'을 해야만 하니까요"
여행업계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그는 위기는 '위험한 기회'라고 말하며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에게 안정적인 사업은 없다. 사업의 '승승장구'란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유가,환율,경기침체,항공수수료, 중국 지진, 동남아 허리케인. 더 이상 안 좋을게 뭐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앞으로 걱정은 안 합니다. 다행히 다른 업체들에 비해서는 고정비용이 적습니다 (여행박사는 신문광고를 하지 않는다). 재밌게 일하다 보면 돈은 또 벌 수 있지 않겠습니까"

기업문화 역시 그의 삶의 철학이 묻어난다. 단순히 노래방과 수면실을 마련하고 탁구대회를 여는데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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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다른 부서를 원하면 90%는 보내줍니다. 근무시간도 간섭하고 싶지 않았는데, 탄력근무제를 도입하는 걸로 대신했죠"
여행박사는 '개별자유여행'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단숨에 여행업계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올빼미'여행으로 유명한 일본자유여행 부문에서는 1위다. 여행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상장을 결심하자 신 대표도 지난해 8월 트라이콤 100%자회사로 편입됐고, 지난 11일액슬론과 합병을 완료했다.
신 대표가 트라이콤으로부터 경영권을 약속받은 기한은 3년. 하지만 향후 경영권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여행박사에는 전결권을 가진 대표이사가 3명이다. '대표이사권한대행'이라는 희귀한 직함을 가진 직원이 둘이나 더 있어서, 신 대표가 바쁘거나 놀 때면 이들이 모든 전결권을 행사한다.
"3년 후 경영권이요. 그 때 가서 생각해봐야죠. 저보다 잘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넘겨주는 건 상식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