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보증 없어 피해 우려
- 2차 신용경색 현실화되면 국내 금융사 피해 불가피
- 금융당국 대외 위험도 현황 파악 착수
국내 금융회사들이 골드만삭스나 메릴린치와 같은 해외 투자은행(IB)이 발행한 채권에 163억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채권은 패니매와 프레디맥 채권과 달리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것이 아니어서 2차 신용경색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금융회사의 피해가 우려된다.
금융감독당국은 이를 감안해 지난 14일 전 금융회사에 공문을 보내 대외 익스포저(위험도) 현황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해외 채권투자 규모 등을 파악한 것은 지난 1월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두 번째다.
16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올 3월말 현재 국내 금융회사가 해외 IB가 발행한 채권에 163억 달러(약 16조3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 금융회사가 투자한 해외 IB는 3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문제가 된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투자액은 7억 달러로 집계됐다.
패니매와 프레디맥은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여서 원리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2차 신용경색으로 해외 IB가 타격을 입게 되면 그 파장은 국내 금융회사의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차 글로벌 신용경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설사 신용경색이 발생하더라도 투자금액 전체가 부실화되는 건 아니다"며 "투자 금액 자체도 국내 금융회사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파악되지 않은 해외 투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 파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전 금융회사에 대외 익스포저 현황을 이번 주말까지 보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에 투자한 내역을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은 아니다"며 "제대로 된 기초 통계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투자현황을 이번 주말까지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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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보고내용을 바탕으로 위험성이 높은 국가에 투자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고 투자현황을 분류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금융회사들 역시 일상적인 보고 내용이 아니어서 자료 작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