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디지털 지상파는 유료?

[광화문]디지털 지상파는 유료?

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
2008.08.22 09:29

지상파, CATV의 디지털 재송신 '태클'…난시청 해소노력 '뒷전'

'디지털케이블TV의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방송사간의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디지털케이블TV에 지상파 재송신을 하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케이블TV방송사들은 아날로그 아닌 디지털케이블TV에 대해서만 재송신을 문제삼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돈'이 걸린 문제다보니, 서로가 한치의 양보를 할 수 없다는 태세다.

'지상파 재송신'을 놓고 양측이 대립각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법 지상파 재송신에 대해 마찰을 빚기는 했어도 지상파 방송사들이 일제히 재송신 중단을 요구한 사례는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선 난시청 해소에 일조하는 지역 케이블TV방송사에 굳이 지상파 재송신을 문제삼을 이유가 없었던 터다.

이처럼 지금까지 지상파 재송신에 대해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던 지상파 방송사들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케이블TV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

과거 정부는 종합유선방송(SO)들에게 디지털방송전환 활성화를 위해 고화질(HD) 채널을 재송신해달라고 요청했고, SO들은 그 요청을 받아들여 HD디지털채널을 송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와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아날로그 방송은 그대로 두고 디지털방송에 대해서만 재송신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전인수'라는 주장이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들은 케이블TV가 아날로그 재송신을 해주는 바람에 시청권이 넓어져 엄청난 광고수익을 얻고 있다"면서 "디지털방송 광고시장이 아날로그방송처럼 넓게 형성됐다고 해도 지상파가 이런 요구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는 콘텐츠 저작권 수익을 노리고 이같은 문제를 제기함으로서, '아날로그 방송은 무료, 디지털 방송은 유료'라는 스스로 모순된 논리에 빠졌다는 게 케이블TV측 시각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요구대로 케이블TV방송사들이 지상파 디지털 재송신에 대한 이용대가를 지불한다 치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지상파 방송사는 130개에 이르는 케이블TV방송사들과 일일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지역민영방송도 별도로 지역 케이블TV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해야 하니, 계약하는 데만 수개월은 족히 걸릴 것같다. 무엇보다 케이블TV사업자마다 입장이 다르니, 콘텐츠 비용을 일관되게 책정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지역민영방송과의 형평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지상파 재송신을 해주는 대가로 지역민영방송사에게 전파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형평성을 놓고 보면, 실질적으로 지역 난시청 해소에 일조하는 케이블TV 입장에선 "우리도 전파사용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할 법하다.

아날로그방송은 2012년 12월 31일 막을 내린다. 그런데도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난시청 해소를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국가의 공공재인 주파수를 무료로 이용하면서 난시청 해소 의무를 등한시했다는 비난을 더이상 받지 않으려면, 콘텐츠 이용대가를 계산하기에 앞서 난시청 해소를 위한 노력부터 선행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방송의 '공공성'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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