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약발 안먹히네'

부동산정책 '약발 안먹히네'

이재경 기자
2008.09.25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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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부동산 관련 정책을 3차례나 발표했다. 8.21 부동산정책 및 9.21 부동산정책에서는 재건축규제 완화 및 공급확대 등이 골자였다. 9.1 세제개편안에서는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완화가 포함됐다.

그러나 아직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부동산거래는 아직 활성화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으며 강남 주택시장도 아직은 차분한 분위기다.

정부가 여러 차례 정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실제로 시행이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올해 말까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정부의 정책에 대해 심리적인 반응조차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실질적인 효과는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공급확대ㆍ세제완화 등 '백화점식' 정책

정부가 8월 21일 발표한 부동산정책에는 재건축규제 완화, 분양가 상한제 및 후분양제 축소, 30년 장기주택담보대출 활성화, 수도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비수도권 지역 매입임대주택 세제지원 요건 완화 등을 담고 있었다.

8.21 대책에는 미분양으로 고통 받는 건설사들을 위한 항목도 포함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 종부세 비과세 기간 확대 및 시공사가 대물변제로 받은 미분양주택 종부세 비과세 등이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미분양이 넘치는 상황에서 정부는 수도권내 공공택지 2개 지구를 확대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산 세교2지구, 검단 신도시 등 총 12.1㎢를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수도권 공공택지의 안정적 확보기반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9월 19일에는 서민 보금자리 주택 및 지분형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보금자리 주택 150만가구 등 중소형 아파트 건설 지원을 위해 연간 약 12조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월 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는 양도소득세 및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담고 있다. 이 감세안은 대대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당정이 종부세 과세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하는 것에 합의하면서 비판이 더 거세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성명을 통해 "종부세를 처음 도입할 때 그 많던 조세저항을 극복하고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안을 백지화하며 단지 핵심 지지층의 이해를 결집시키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국민적 합의를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종부세 완화에 대한 국민적 동의나 사전 의견수렴도 없었고 한나라당은 종부세법을 없애는 것이 국민적 저항으로 어려워지자 법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종부세는 보유세 부담의 불형평성을 개선하고 부동산 가격안정을 도모하며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며 "재산세 외에도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토지와 주택소유자 등 부동산 자산을 더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이 세금을 더 많이 내서 취약계층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재원 등에 사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강남 아파트값 오히려 떨어져

재건축규제 완화, 양도세 및 종부세 완화 등의 정책은 강남 부동산시장에 활기를 더할 듯 싶었지만 실제로 거래는 한산한 편이다.

한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앞으로 세금이 어떻게 변할지 집값은 어떻게 될지 묻는 전화는 가끔 온다"며 "하지만 매물을 회수한다거나 호가를 올린다거나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8.21대책 발표 이후 강남권 집값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 집계에 따르면 8월 21일부터 9월 21일 현재까지 한 달 동안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재건축 포함)값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양천구의 경우 한 달 전 3.3㎡당 평균 2090만원에서 현재 1997만원까지 떨어져 무려 4.45%가 하락했다.

강남구는 8월 21일 3.3㎡당 3521만원에서 이달 21일 3503만원으로 0.51%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강남구의 하락폭이 컸다. 강남구는 8월 21일 당시 3.3㎡당 평균 4126만원에서 현재 4086만원으로 무려 1% 가량이 하락했다. 서초구 역시 3.3㎡당 3122만원에서 3108만원으로 0.45%가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49㎡는 한 달 동안 3000만원이 떨어져 현재 9억2000만~9억5000만원이고 개포 주공4단지(저층)은 4500만원이 떨어져 9억3000만~10억5000만원이다.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109㎡는 같은 기간 동안 4500만원이 떨어져 8억3000만~9억원 정도다.

반면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8.21대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지역은 관악구로 한 달 전 3.3㎡당 1304만원에서 현재 1324만원으로 무려 1.53%가 올랐다. 관악구는 서남권 르네상스 프로젝트 수혜지역으로 업무,상업기능에 문화, 교육을 포함한 복합기능 지역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국회 통과하려면 연말은 돼야

정부는 올해 부동산과 관련이 있는 정책을 몇 차례 발표했다. 아직은 이들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단계는 아니다. 관련 법제를 재정비해야 하며 국회 심의라는 단계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정책 하나하나가 찬반으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에서의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국회에서 본격적인 심의를 당장 시작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관측되고 있다. 10월 6일부터 25일까지 20일간은 국정감사가 진행된다. 국회의원 및 의원실에서는 9월부터 국정감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인 10월 말께에는 교섭단체대표연설이 이어지며 11월 7일까지는 대정부질문 기간이다. 따라서 이때까지는 국회의 각 위원회별 활동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의 한 국회의원 비서관도 “국정감사 준비 때문에 부동산정책 관련 법안심의 내용은 아직 들여다보지도 못했다”며 “국감 이후 11월 중순은 돼야 (부동산정책 관련 법안의) 심의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따라서 부동산 전문가들도 연말이나 돼야 정책관련 법률들이 정비되고 내년 이후에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의 불안정한 경제상황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미국 발 금융위기가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사 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정부가 조만간 추가 부동산 규제 완화대책과 시장 활성화 내놓더라도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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