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을

[CEO칼럼]위기일수록 기본에 충실을

김재찬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 상근부회장
2008.11.05 08:29

모기지 부실에서 시작된 미국 발 금융위기 때문에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들려오는 사이드카, 써킷브레이커스 같은 소식에도 이제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는다. 코스피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1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오전에 급등하더니 오후들어 급락세로 돌변하기도 한다.

환율의 급등락 역시 롤러코스터를 연상하게 한다. '사상 최대의 하락폭', '사상 최저치'와 같은 불명예스러운 기록들 앞에서 경제전문가들도 증권시장 분석가들도 당황한 모습을 감출 수 없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 쓰나미는 유럽이라고, 아시아라고 절대 봐주지 않았다. 지난 5월 장중 1900포인트를 넘기도 했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5개월만에 1000포인트선에서 맴돌고 있다. 같은 기간 650포인트 전후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닥지수는 사상 최저치까지 기록하고야 말았다.

전쟁터 한복판에 혼자 버려진 것 같은 암담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선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아야 한다. 갑자기 닥친 위기는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판단력이 떨어지면 주변의 움직임에 휩쓸리기 쉽다. 그런 성급한 쏠림 현상이 위기를 더욱 증폭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위기가 닥치면 그 사실을 쉽게 잊고 만다. 즉 이 길이 아닌 것은 알지만 다들 그쪽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휩쓸려 움직인다.

보유한 주식의 가격이 폭락할 때 당황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한 푼 두 푼 아껴 모아 가입한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때 고통스럽지 않은 사람도 없다. 이런 때일수록 한 걸음 뒤로 물러나 긴 호흡으로 사태를 바라보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손절매가 답일 수도 있고, 환매가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투매, 펀드런과 같은 단어에 동요해서 일단 빠져나오고 보자는 식으로 움직이지는 것은 결코 현명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구제금융법안이 하원에서 부결되자 미국 증시가 사상 최대의 폭락을 기록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행히 구제금융법안은 미국 의회를 통과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간 공조도 강화되는 추세다. 각국 정부가 구제금융, 금리인하, 경기부양책 등으로 경제 살리기에 발을 맞추고 있다. IMF와 같은 국제 금융기관들도 그 어느때보다 발빠르게 위기 극복을 위한 행보에 나섰다.

우리 정부도 금리를 대폭 낮추고 미국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내놓았다.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일단 파국을 피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는 듯하다.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표현'이라는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진부하게까지 들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진리는 평범한 얼굴을 하고 우리에게 찾아온다. 기업의 실적 때문이 아니라 외부적인 변수 때문에 단기간에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면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물론 지금이 저가매수의 완벽한 시점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코스닥에는 지난 5년 연속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회사가 5개나 있다. 이런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를 찾아서 배당투자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치게 단순해서 신뢰가 가지 않는 종목 선택법이라면 기업들의 배당성향을 꼼꼼히 비교해 보는 방법도 있다.

'어려운 때일수록 침착하게, 힘든 상황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게.'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꼭 필요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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