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일수록 차입 통해 실물자산 증식
2000년 이후 집값 상승 국면에서 고소득 가구일수록 부동산 투자용 가계대출을 많이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수 비중도 2000년 47%에서 2006년에는 88% 수준으로 급상승했다. 금융부채 증가율은 3.3배에 달했다. 이는 부의 분배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부채 증가율 3.3배=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발표한 '가계대출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과 2006년을 비교했을때 가계의 평균 총부채는 1693만원에서 3947만원으로 233%가 증가했다. 이중 금융부채는 877만원에서 2881만원으로 증가율이 329%에 달했다.
이 기간 총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31.9%→84.2%), 실물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9.7%→12.6%),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40.5%→63.1%), 총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7.8%→10.5%)도 각각 늘었다.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수 비율은 47.2%에서 87.6%로 40% 가까이 증가했다.
또 가계대출 증가가 고소득층에게 집중됐으며 가계대출의 3분의2 이상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수준이 낮은 1분위(소득수준 하위 20%) 가구의 금융부채는 391만원에서 1007만원으로 증가해 25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소득수준이 높은 5분위 가구의 금융부채는 1482만원에서 5772만원으로 늘어 39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금융부채 보유 비중의 경우 소득 1~3분위는 2000년보다 2006년에 감소했지만 5분위는 2000년 34%에서 2006년 40%로 증가했다.
◇부자일수록 부동산대출 많이 받아=가계대출 중 부동산구입 목적의 대출규모는 △1분위 54.4% △2분위 56.2% △3분위 64.3% △4분위 70.5% △5분위 75.8%로 고소득층일수록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금액도 1분위 548만원, 5분위 4374만원으로 큰 차이가 났다. 전체가구 평균 부동산대출 금액은 1982만원, 전체 대출 중 비중은 68.8%다.
김준경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00~2006년 기간 중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고소득층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의 분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독자들의 PICK
지금 500명 읽는 중
이처럼 부동산 구입 목적의 가계대출이 증가하면서 소득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3배 이상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측면에서 채무상환 능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가구 비중은 2000년 1.9%에서 2006년 5.8%로 상승했다. 해당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비중은 같은 기간 16.8% 에서 26.1%로 올라갔다.
실물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60% 이상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측면에서 금융부채가 과도하다고 보이는 가구 비중은 2000년 7.8%에서 2006년 10.4%로 상승했다. 반면 해당가구의 금융부채 비중은 LTV 규제의 영향으로 27.8%에서 17.8%로 하락했다.
김 교수는 "가계의 총자산에서 유동성이 낮은 부동산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은 경기침체에 대한 국내가계의 신축적 대응 여력이 높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