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세청이 26일 10억원 이상 고액체납자 800명의 신규 명단을 공개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기존의 10억원 이상 고액체납자 명단은 밝히지 않았다. 2004년부터 고액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이래 기존 체납자 명단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4년 내내 부동의 고액체납자 `빅3'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정태수 전 회장의 아들인 정보근 전 한보그룹 사장이었다.
올해는 이들을 포함해 기존의 고액체납자들이 공개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1년간 세금을 조금이라도 냈는지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 명단 공개 이후 국세청은 고액체납자 '빅3'의 체납채권을 확보했다. 수십억원의 채권을 확보했으면서도 이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인상을 지울수 없다.
국세청은 기존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로 `업무상 취득한 자료는 누설해선 안된다'는 국세기본법의 '비밀유지' 조항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같은 국세기본법에는 `고액·상습체납자 등의 명단 공개' 조항이 있다. 국세청은 지금껏 이를 근거로 명단을 공개해왔다. 이제 와서 `비밀유지' 조항을 근거로 변동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세청의 변명은 또 있다. "해마다 같은 사람의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행정의 능률을 떨어뜨린다(한 관계자)"는 것이다.
지난해 집계된 고액체납자는 총 3046명이다. 정부가 매년 공개하는 공직자 재산공개 대상 5400명보다 훨씬 적다.
국세청이 수긍할 수 없는 이유를 대자 오랫동안 체납자를 공개했음에도 뚜렷한 세금 징수실적이 없자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의 기본 임무는 세금을 충실히 걷어 성실 납세자들이 상대적인 피해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과연 1년간 체납 세금을 징수하는데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국세청이 먼저 자기고백부터 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