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달라졌어요]한국가스공사 에너지 자립에 올인
한국가스공사의 지난해 실적은 초라하다. 3조5000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사실상 손실이다. 가스 도입 가격(원료비)은 급격히 상승하는데 가스요금을 사실상 거의 올리지 못해 생긴 불가피한 손실이었다. 이익을 낼 수 없는 공기업의 숙명이다.
가스공사의 혁신과 변화는 이같은 공기업의 숙명을 더 강화하는데 맞춰져 있다. 비용 절감과 이익 확대를 위한 효율성 제고보다 투자 확대가 주요 업무 방향이다. 인력 구조조정 대신 인력 재배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현대그룹 출신 주강수 사장을 맞았다. 주 사장도 취임 초기엔 인적 쇄신을 추진했다. 그러나 다른 공기업의 인적 쇄신과 달리 인력 재배치에 초점을 맞췄다.
가스공사는 근무체계를 5조3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해 잉여인력을 신규사업에 배치하는 방안을 노사간 협의하고 있다. 시설운영본부를 생산과 공급부문으로 나누고 건설본부를 해체한 것도 인력 재배치를 위한 조치다. 신규 사업을 확대하는 데 인력이 필요한 만큼 함부로 인력을 줄일 수 없다는 얘기다. 대신 해외 자원 개발과 에너지 수입을 위한 투자에 초점을 맞췄다.
◇러시아 가스 도입이 제1 과제=가스공사가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신규 사업은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도입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9월 러시아 최대 가스기업인 가즈프롬과 천연가스 도입을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순조롭게 사업이 진행되면 2015년부터 연간 750만톤의 천연가스를 도입하게 된다.
한국은 그동안 중동 지역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주로 들여왔다. 파이프관을 통해 기체 상태로 수입하는 천연가스를 PNG라고 하고 액체 상태로 변환시켜 배에 싣고 수입하는 천연가스를 액화천연가스(LNG)라 한다. 천연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러시아 PNG 도입은 상당히 중요하다.
가스공사는 올해 말까지 북한을 통과하는 PNG 배관 설비 건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이고 2012년부터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다.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15년부터 가스 공급이 가능해진다.
장기적으로는 2030년~2040년 내에 동해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상용화하는 방안과 2040년~2060년내 북극 가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추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자립 책임진다=가스공사는 안정적인 천연가스 확보를 위해 다양한 천연가스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중동과 동남아, CIS(구 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연합) 지역의 총 9개국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라크 및 나이지리아 등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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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와 카타르에서 진행하는 LNG 사업에선 현재까지 약 5억 달러의 누적수익을 거두고 있다. 가스공사는 오만 중부 내륙 가스전인 OLNG에 840만달러를, 카타르 라스가스에 2940만달러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 두 곳에서 매년 1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내년에 생산을 시작하게 될 예멘 LNG 사업엔 3억3400만달러를 투자, 지분 8.9%를 확보했다. 올해부터 연간 4500만달러, 사업기간 내 총 11억2000만달러의 수익이 예상된다.
가스전 탐사 및 개발 사업엔 약 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얀마를 비롯해 인도네이사, 동티모르, 호주 등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탐사를 확대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현재 천연가스 자주개발률을 1% 수준에서 2017년 2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천연가스를 국민 연료로=가스공사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천연가스 미공급 지역에 대한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우선 2013년까지 848km의 천연가스 배관을 더 늘릴 계획이다. 문경, 상주 등 영남권에 338km를 비롯해 강원 168km, 충청 169km, 호남 173km 등을 건설할 방침이다. 총 투자비는 1조2280억원이며 올해 투자분만 1216억원에 달한다.
강원 삼척 지역엔 제4 천연가스 저장기지를 건설한다. 한국남부발전의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계획과 병행해 동해안 에너지 벨트를 만드는 핵심 사업이다. 2013년말까지 저장탱크 20만㎘ 4기과 27만㎘급 LNG운송선 부두와 방파제를 건설하고 2019년까진 저장탱크 10기를 추가 건설하게 된다. 천연가스 미공급 지역을 해소하고 도입을 원활하게 해 천연가스를 국민연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