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커리 vs 노란 카레, 화끈한 카레전쟁

빨간 커리 vs 노란 카레, 화끈한 카레전쟁

지영호 기자
2009.04.10 07:35

[머니위크]CJ제일제당, 카레지존 오뚜기에 도전장

“이제부터 카레가 아니라 ‘커리’입니다.”

CJ제일제당(230,500원 ▲2,000 +0.88%)이 지난 3월30일 ‘인델리’ 브랜드 분말형 5종과 액상형 2종을 출시하며 강조했던 말이다. CJ제일제당은 노란색으로 대표되는 기존 카레와 달리 ‘빨간색’인 정통 인도 커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자사 제품 홍보에 팔을 걷어부쳤다.

CJ제일제당이 카레시장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기존 카레제품과 차별화된 인도풍 커리 신제품인 ‘인델리 커리’ 액상형 레토르트 4종을 출시했다.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어 액상카레의 시장점유율 부분에서 20%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8월과 9월에는 시장점유율이 24.2%까지 치솟으며오뚜기(405,000원 ▲10,000 +2.53%)의 아성을 위협하기도 했다.

2월 말 현재 ‘인델리 커리’는 점유율 15.3%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경쟁사의 판촉 강화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레시장에서 독점기업이나 다름없는 오뚜기의 아성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종합식품회사인 대상그룹도 카레시장에 진출했다가 지난해 손을 털고 나갔을 정도다.

난공불락의 성 ‘오뚜기’의 카레시장에 도전하는 CJ제일제당. 판도변화를 위해 꺼내든 차별화 전략은 무엇일까?

◆맛ㆍ색깔ㆍ전통의 대결장

CJ제일제당은 이번에 출시한 액상형 2종에다 기존 4종을 더해 나름대로 강력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오뚜기가 맛의 강약이나 첨가물의 유무로 제품군을 구성했다면 ‘인델리 커리’는 다양한 맛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한 액상형 카레는 쇠고기를 베이스로 한 비프알루커리와 비프빈달루커리다. 기존의 노란 카레와 차별화되는 붉은빛의 인도 전통카레에 다양한 고기맛을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CJ제일제당이 일반명사화 된 카레를 유독 커리라고 표현하는 것은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겨냥한 것이다. 커리라는 말 속에는 카레의 고향인 인도의 고유한 맛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한다.

인델리 커리가 입지를 다지고 있는 비결도 맛의 차이에 있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일반화된 카레 제품에 식상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커리의 등장으로 인도 고유의 맛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이 차별화 전략으로 선택한 또 한가지는 색깔이다. 카레하면 떠오르는 ‘노란색’에 대한 이미지를 깨고 빨간색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매장에 진열된 노란색 일변도의 카레 상품에서 강렬한 빨간색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겠다는 계산이다.

◆분말형에서 전면전 펼친다

액상형 카레로 발판을 다진 CJ제일제당이 또 한번 판도변화를 노리는 부분은 새로 진출한 분말형 카레시장이다.

분말형 신제품 ‘인델리 소프트분말커리’ 신제품 5종은 기존 분말 카레에 비해 뭉침이 없다. 파니르(고소한 맛), 빈달루(매콤한 맛), 마크니(달콤한 맛) 등 다양한 인도 정통 커리의 맛으로 구성됐다.

그동안 액상형 카레제품이 소비자에게 커리의 맛을 알렸다면 분말형 제품은 본격적인 시장 공략의 첨병인 셈이다. 분말형 카레는 액상형의 2배가 넘는 시장규모를 가지고 있다. 분말형과 액상형의 시장 분할은 7대 3 정도다.

CJ제일제당은 분말형 공략을 위해 일본 헤이와 업무제휴를 했다. 헤이는 60년 전통을 이어온 일본의 대표적인 카레 업체다. 카레가 일본 메이지시대에 영국을 거쳐 일본에 들어와 일제강점기때 국내에 전파됐기 때문에 카레에 있어서 일본은 아시아인의 입맛에 맞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현재 일본은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연간 700억엔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헤이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국내 카레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고객의 니즈를 세분화한 다양한 신제품을 추가로 출시, 시장점유율 30% 이상과 매출액 300억원 이상을 달성할 방침이다.

박상면 CJ 편의식사업 마케팅부장은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인도 커리가 아직 한국에서 대중화되지 않고 고급 식당가 위주로만 확산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지난해 대중적인 커리 콘셉트로 인델리 커리를 출시했다”면서 “기존 고객들로부터 다양한 커리 맛에 대한 반응이 좋아 신제품 추가 출시를 통해 시장점유율 30% 목표의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석밥 시장에서는 오뚜기 역공

CJ제일제당의 효자상품이자 즉석밥의 고유명사나 다름없는 햇반은 지난 1월 AC닐슨 자료 기준 시장점유율 73.6%를 올리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만 900억원. 무엇보다 급성장하는 시장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즉석밥시장은 1998년 100억원 규모에서 올해 1300억원대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경쟁이 본격화된 2004년 이후 연 평균 15%의 성장세다.

여기에 도전하는 업체는 오뚜기다. 2004년 즉석밥시장에 뛰어든 오뚜기는 2007년 여름 농심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한때 20%의 점유율을 올리기도 했다는 점에서 카레시장에서의 CJ제일제당과 비슷한 위치다.

오뚜기는 오뚜기밥 외에도 강점인 레토르트와 접목한 제품으로 덮밥시리즈와 리조또시리즈로 CJ의 햇반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을 즉석밥과 접목시키기도 했다. 기능성 즉석밥인 오뚜기 강황밥은 몸에 좋은 강황의 주요 성분인 커큐민(10mg/210g, 분말카레 1개와 동일한 수준)을 첨가해 즉석밥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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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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