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장관, 1심 징역 7년..."아빠 사랑해, 괜찮아" 가족들 말에 미소

이상민 전 장관, 1심 징역 7년..."아빠 사랑해, 괜찮아" 가족들 말에 미소

오석진 기자
2026.02.12 15:56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내란중요임무종사)·위증은 유죄, 직권남용 무죄
12·3 비상계엄은 '내란' 재확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총리에 이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은 두번째 전직 국무위원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2일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위증 등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특검팀은 앞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이 행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일련의 행위들이 내란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또 이 전 장관이 해당 행위에 가담해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국가 주요기관을 물리적으로 봉쇄해 기능을 마비시키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를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고자 했다"며 "이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규범적 효력을 상실하게 하고 국가 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킨 것으로, 국헌문란 목적 하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수의 경찰력 등을 동원해 선관위 등을 점거하고 출입통제, 사람들의 행동을 제한하려 한 이상 국헌문란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폭동 즉 내란을 일으켰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3일 행안부 장관으로서 경찰청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한 점이 인정됐다. 계엄선포 당일 오후 11시37분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향신문·한겨레·JTBC·MBC 등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각종 증언·증거를 종합할때 단전·단수 문건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이고, 이 전 장관이 소방청장에게 이를 지시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내용으로 이 전 장관이 윤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위증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전 장관은 단전·단수를 지시하지 않았고, 윤 전 대통령에게서 관련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 존립과 헌법 기능을 파괴하는 등 위험성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반에 걸친다"며 "민주주의적 핵심 가치의 근본을 훼손해 목적 달성여부와 상관없이 엄중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내란을 모의하거나 예비한 것을 보기 어려운 점 △내란 관련 행위가 소방청장 전화 한 통인 점 △반복·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 △주도·계획하지 않은 점 △실제로 언론사 단전·단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이 전 장관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소방 실무자들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는 무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소방 관계자들에게 경찰 협력을 도우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 "소방-경찰 협조요청은 일반적 지시라 의무없는 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한편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이 전 장관은 이날 선고 공판 시작 시간보다 16분 늦게 법정에 도착했다. 호송상 다소 지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색 정장 차림의 이 전 장관은 법정에 도착하자마자 흰 마스크를 벗고 재판부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피고인석에 앉았다.

이 전 장관은 선고 내내 입꼬리가 내려간 채 무표정을 유지하며 정면을 응시했다. 선고 결과가 나오자 방청석에 앉은 이 전 장관 가족들은 두 손을 모으고 "아빠 사랑해, 괜찮아"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 관련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석진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오석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