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에 순응해 소외되지 말자

추세에 순응해 소외되지 말자

김창모 기자
2009.04.14 13:33

김창모의 선물옵션 상대패 훔쳐보기

어느 추운 날 밤 아라비아 사람이 천막 안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천막의 커튼이 조용히 걷어 올려지면서 낙타 한마리가 얼굴을 천막 안으로 들이밀고는 두리번거리기시작했다.

“왜 그래?” 아라비아 사람이 친절하게 물었다.

“춥습니다. 주인님! 죄송하지만 나의 머리(head)를 그 천막 안에 좀 넣고 있게 해 주세요”

아라비아 사람은 친절하게 그 요구를 응해주었고 낙타는 얼굴만 들이민 채 서 있었다.

“목(neck)도 좀 따뜻하게 하면 안될까요?” 아라비아 사람은 이번에도 순순히 응해주었다.

잠시 후 낙타는 목이 불편한 듯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이렇게 서 있으니까 대단히 불편합니다. 앞 발(forelegs)을 천막 안으로 좀 넣어도 될까요? 그래도 그다지 공간을 많이 차지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내가 이렇게 서 있으니 천막 안이 훤하게 열려 우리를 모두 춥게 하니 아예 완전히 안으로 들어가면 어떨까요?” 동정심 많은 아라비아 사람은 그 요구까지 모두 들어주었다.

그러나 그 천막은 너무 작아서 둘이 같이 있기에는 비좁아 보였다.

“천막이 너무 좁아 여기 우리 둘이 다 있기에는 너무 비좁고 당신은 나보다 체구가 작으니, 나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기 위해 바깥에 나가 있는 편이 좋겠어요.” 하면서 낙타가 몸을 들이미는 바람에 주인은 곧바로 바깥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나를 주면 둘을 원하고 둘을 주면 그 이상을 원하고, 백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인간의 끝없는 욕심이라면 별로 이상할 것이 없는 내용이다.

지수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지난 3월 3일 이후 하루 쉬고 일주일 상승하는 패턴이 지속적 으로 나타나면서 종합지수 240일선이 걸쳐 있는 1,366p도 목전에 와 있는 모습이다.

4월 옵션 만기 직전일에 지수가 36p 하락하면서 5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깨고 내려간 증시가 그 다음날 곧바로 54p 상승하면서 단 하루 만에 하락폭을 만회한 것이다.

소위 전날의 장대 음봉을 감싸는 포아형 캔들이 만들어졌고 지난 금요일에는 외인의 현물과 선물 동시 순매수가 강화되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형적인 미국의 어닝 시즌에 하루 건너 나타나는 변동성이 고스란히 우리 시장에 녹아 드는 모습이다.

미국발 세계 경제 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루비니 미 뉴욕대 교수도, 투자의 귀재라는 조지 소로스도 울고 갈만한 시장 흐름이다.

때 맞춰 외환시장에서 원달러도 종가 기준 하루 변동폭이 30~50원의 큰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고 시장의 주도권이 외부 재료와 외국인에게 완전히 넘어가 있는 상황이다.

금번 옵션 만기일 역시 외국인은 지수가 하락하든 상승하든 어느 쪽이든 관계없이 지수가 크게 움직이기만 하면 수익이 크게 발생되는 합성포지션<그림 참조>을 구축하고 있었고 그 손실은 고스란히 국내 투자자들의 몫이 되었다.

<아래 그림:만기일 외국인의 합성포지션>.

합성포지션이란? 파생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과 옵션 상품의 수량과 평균단가를 계산해서 현재 시장 참여자가 어떤 수익 구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수급의 결정 데이터이다.

요즘 자주 듣는 이야기가 언제까지 지수가 상승할 것이냐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을 것 같다.

이번 상승세가 주식 시장 기준으로 3월 3일부터 시작되었고, 수급적으로는 3월 3일 프로그램매매의 수급 호전이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뒤이어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주가가 떨어졌을 때 다시 사서 갚는 대차잔고의 급감과 국가 신용도와 관련 있는 CDS금리의 하락 안정세 등이 나타난 이후인 3월 6일 외국인의 실질적인 바이(buy) 코리아가 전개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수급적인 시그널들에 앞서 먼저 반응을 보인 시장이 바로 외환 시장이었다.

주식시장이 상승을 보이기 시작한 3월 3일에 하루 앞선 3월 2일 외환 시장이 먼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상승의 화려한 불꽃은 외환 시장에서 먼저 그 시그널이 나타날 것이며 수급적으로는 외국인의 셀(sell)코리아보다 프로그램 시장에서 그 반응이 먼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수건 돌리기를 넘어 폭탄 돌리기라는 시그널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지수 상승의 즐거움을 충분히 만끽하면 될 것이다.

섣부른 예측보다는 추세 순응이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는 유일한 대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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