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세상 그리고 우리는]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오늘은 책 한권을 가지고 이야길 좀 해보려고 합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탄 미국 프린스턴대 폴 크루그먼 교수의 미래를 말하다.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저격수란 별칭까지 얻었던 그는 지난 미 대선엔 민주당 오바마후보를 지지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금융위기 대책에 실망한 크루그먼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다시 비판의 칼날을 들었는데요. 오바마 정부의 은행 부실자산 처리 계획이 쓰레기에 돈을 퍼붓는 정책이며 은행의 국유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이쯤 되면 크루그먼 교수의 성향이 대충 짐작이 가실 겁니다.
자, 이런 대쪽 크루그먼 교수가 쓴 책이니...뭔가 꽤 강한 비판들과 주장으로 글이 채워져
있을 것 같은데 한번 볼까요? 사실 이 책의 제목은 직역하자면, The Conscience of a Liberal 자유주의자 또는 진보주의자의 양심이 됩니다.
이 책은 진보주의자로서 크루그먼 교수가 미국 경제의 발자취를 더듬어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순으로 펼쳐집니다. 크루그먼 교수의 진단은 이렇습니다. 미국 경제는 대공황 기간인 1920년대부터 1950년 대까지 부유층과 근로자의 소득 격차가 줄어들어 소득분배가 가장 공평한 기간이었다. 이른바 대 압착이 이뤄져 미국 경제에 가장 큰 호황을 가져왔다. 하지만 이후 신보수주의가 득세하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돼 미국 경제가 뒷걸음질 했다는 겁니다.
요즘 우리도 ‘뉴딜’이라는 말이 낯설지는 않습니다. 녹색뉴딜..MB뉴딜...오바마의 뉴딜
사실 뉴딜 정책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최근 더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뉴딜정책이라고 하면 케인즈의 불황 처방전대로 정부가 돈을 쏟아부어
뭔가를 주도적으로 끌어가는 것을 생각합니다.
그런데 크루그먼이 제시하는 뉴딜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 사회에서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크루그먼 교수의 평가는 통렬합니다. "미국은 평등한 기회가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서방 국가에 비해 기회 자체도 평등하지 않다"
이런 현실인식을 가진 크루그먼 교수, 그가 미국 사회에 어떤 대안을 제시했을 지 짐작이 가시지요? 그는 새로운 뉴딜 정책을 제안합니다. 즉 사회 안전망을 넓히고 불평등을 줄이는 진보주의적 제도를 추구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는 부유층에 세금을 많이 물려 가난한 사람을 돕자는 겁니다.
크루그먼은 이 책을 통해 말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그리고 손을 맞잡고 독존이 아닌
공존의 시대를 맞아라‘ 책을 읽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들은 말 같다구요? 맞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부유층 과세 강화에 관한 한 크루그먼 교수의 처방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는 겁니다. 지금까지의 세상은 ‘1%의 이익이 99%의 행복’이라는 미망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크루그먼은 이제 미국에 던져진 진정한 숙제는 이런 왜곡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자본주의의 영속성을 위해 지금 당장 취해야 할 액션이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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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쯤해서 저는 또 궁금해집니다. 강성 노조에 발목이 잡혀 파산 직전으로 몰린 GM 등 미국 자동차 업계의 쇠락하는 운명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을 지 말입니다. 손을 맞잡은 노조 활성화가 그의 말대로 경제에 양약이 되기보다 독약이 됐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
수백만 명의 중산층 가정이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실제 형편보다 무리해서
집을 사고, 갚을 수 있는 능력보다 많은 빚을 진다. 이들 중산층은 욕심이 많거나
미련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자녀에게 점점 더 불평등해지는 사회에서 기회를 마련해 주기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