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B들은 재테크를 어떻게 할까

증권사 PB들은 재테크를 어떻게 할까

김부원 기자
2009.05.02 08:06

[머니위크]재무목표 세우고 안정성 높여라

재테크를 시작하려는 초보 투자자들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를 때 증권사 PB에게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계획적인 자금관리가 필요한 거액 자산가들에게는 PB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렇다면 PB 본인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재테크를 하고 있을까? 또 PB들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재테크 철학은 무엇일까? 다섯명의 증권사 PB들로부터 그들 나름대로의 재테크 경험담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박경태(하나대투증권) PB "기본과 원칙을 따라야죠"

박경태 하나대투증권 WM본부 팀장은 1995년 증권가에 첫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재테크에 입문했다. 그의 재테크 첫 경험은 직접투자가 아닌 채권형펀드였다.

"당시 채권금리가 연 15~16%로 높았기 때문에 굳이 주식이나 주식형펀드를 할 필요가 없었죠. 그리고 1998년 IMF 위기로 주가지수가 최저 277을 찍고 다시 1000을 향해 오를 때부터 주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당시 현대증권의 '바이코리아 열풍'이 불었고, 박 팀장 역시 주식에 투자하는 재미에 조금씩 빠져들었다. 물론 주식투자로 수익도 꽤 올릴 수 있었다.

현재는 장기와 단기를 구분해 재테크를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있는 현금자산 일부와 함께 주식형펀드와 직접투자를 선택했다. 장기적으로는 절세가 가능한 소득공제형 개연연금펀드, 연금저축펀드, 장기주택마련주식형펀드, 변액유니버셜 등으로 돈을 굴린다.

그 역시 재테크를 통해 쓴맛과 단맛을 모두 경험했다. "주식투자를 하면서 많은 수익을 올리기도 했지만, IT버블 때 욕심을 내서 '묻지마 벤처투자'를 하다 원금 전부를 날린 적도 있었죠."

하지만 14년 넘게 회사 지원과 본인 부담으로 불입하고 있는 개인연금펀드는 그에게 짭짤한 수익을 안겨 주고 있다. 장기투자를 하면 반드시 좋은 기회가 온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개인연금펀드에 불입하겠다는 것이 박 팀장의 생각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절대 없고,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한다'는 것이 박 팀장 재테크 지론이다.

"투자에는 왕도가 없죠. 정석투자와 원칙투자만이 자산을 보호하고 늘려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연한 이 원칙을 고수하는 투자자들이 몇명이나 될까요? 자산의 성격과 목적 등을 정확히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적정한 수익과 위험을 고려해 투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윤진(굿모닝신한증권) PB "조급해 하지 마세요"

증권계 입문 10년차인 이윤진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팀장. 대부분의 직장인과 마찬가지로 입사 후 바로 재테크를 시작했지만, 사회 초년병시절에는 저축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 자기계발비로 돈을 많이 썼던 이 팀장이 본격적으로 재테크를 시작한 것은 영업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아가면서부터다.

"입사 초기에 지출 폭이 커지면서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재테크 계획을 짰어요. 증권사 직원이지만 연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고 노후 대책도 함께 고려했죠."

물론 이 팀장은 자신의 직업에 걸맞게 주식과 펀드 투자를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삼고 있다. "현재 주식과 펀드 외에 연금저축, 신탁, 변액연금 등에 가입했어요. 앞으로도 주식과 펀드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에요."

증권 전문가인 이 팀장이 그동안 고객을 상담하고, 직접 재테크도 하면서 몸소 느꼈던 점은 무엇일까?

"손실을 많이 본 고객일수록 회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죠. 결국 주식시장에서 만회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ELS 등으로 손실을 많이 본 후 다시는 이런 쪽으로 안 하겠다는 고객들이 최근에는 좋은 구조의 ELS 상품에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는 재테크를 할 때 절대로 마음이 조급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재테크를 직접 하면서 절실히 느낀 점은 계획을 철저하게 짜고, 그 계획대로 임해야 한다는 점이죠. 장기간이든 단기간이든 주식시장의 상황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마음이 조급해지면 결국 손실을 감수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손실이 많이 나서 질타했던 고객 가운데 떠나지 않고 오랫동안 곁에 있는 분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환기(대신증권) PB "월급쟁이라면 역시 적립식펀드"

1998년 처음 '증권맨'이 된 박환기 대신증권 청담지점 부지점장. 그는 1999~2000년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큰 장을 계기로 주식과 펀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주식형 적금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장기주택마련저축, 근로자우대저축, 일반 적립식펀드 등에 급여의 50~60% 이상을 불입하고 있다. 결혼 및 주택구입 등 목돈이 필요할 때 정리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재테크를 조금 일찍 시작한 면이 있지만 그만큼 수익도 좋았어요. 현재는 국내 주식을 중심으로 단기종목과 중장기 종목으로 나눠 매매하고 있고, 부동산 재테크도 시작했습니다. 물론 적립식 투자도 꾸준히 하고 있죠."

증권 전문가지만 그 역시 자신의 재테크에 있어서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그가 지점에 근무할 때에는 잦은 주식 매매로 수익보다 손실이 컸다. 하지만 본사로 발령이 나면서 수시로 사고팔기가 여의치 않자 2200원짜리 주식 한 종목을 2000만원어치 사들여 2년 정도 보유했다. 그리고 다시 지점에 발령이 났을 때 보유 주식을 6000원선에 팔아 그동안의 손실과 5년 간 투자했던 기회비용을 모두 만회했다.

"아쉬운 점은 현재 그 주식의 가격이 2만7000원 정도 된다는 사실입니다. 여유자금으로 유망한 종목에 장기투자하면 수익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우쳐 준 경험이었죠."

그의 재테크 전략은 어떨까? "기본적으로 적립식펀드는 꾸준히 할 생각입니다. 급여생활자라면 생활이 조금 빠듯하더라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급여의 60~70% 정도, 비급여생활자들도 여유자금을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기 매매 종목이나 채권, 주식형펀드도 좋지만 일부는 중장기적으로 가지고 갈 종목을 보유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김민선(SK증권) PB "지출 vs 중장기 vs 노후= 4대 3대 3"

김민선 SK증권 청담지점 SUPEX Club팀 과장의 첫 재테크 수단은 은행 예금이 전부였다. 첫 직장이었던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은행 및 씨티은행 근무 당시 '그냥 한통장으로 자금을 다 모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김 과장은 돈을 어디에 썼는지 기억이 잘 안 났고, 남는 돈도 거의 없다는 사실에 '통장을 분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목돈을 위한 중장기 투자 및 노후를 위한 장기투자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 후 10을 벌면 4는 지출을 하고 3은 3~5년 후 필요할 목돈을 위한 중장기투자, 나머지 3은 노후를 위한 장기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식으로 자금을 관리할 계획이에요."

김 과장은 현재 주식형펀드로 적립식 투자를 하고 있으며 목돈 마련을 위해 채권형, ELF 및 ELS, 혼합형, 주식형펀드 등에 분산투자 하고 있다. 노후 자금 마련은 연금과 변액유니버셜보험으로 분산하는 방식을 택했다.

특히 김 과장은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분산 투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은퇴한 회장님의 퇴직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예금 및 채권 70%, 혼합형 20% 그리고 주식형 10%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어요. 안정성을 위한 것이죠."

이런 방식으로 분산투자를 해 주식시장이 좋을 때에는 정기예금 금리에 3~4%포인트의 수익을 추가로 낼 수 있었고, 시장이 좋지 않을 때에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제 자신의 재테크뿐 아니라 고객의 자금을 관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역시 분산투자의 중요성입니다."

◆유진경(동양종합금융증권) PB "주식을 애인처럼 대하세요"

"특별히 낭비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월급이 적은 것도 아닌데 돈이 모이질 않더군요."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강남점에 근무하는 유진경 차장이 사회 초년병 시절 고민했던 점이다.

반면 자신과 같은 시기에 광고 회사에 입사한 한 친구는 3년 뒤 적금 3000만원을 탔다. 이 친구에게서 자극 받은 유 차장은 재테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고, 우선 자신의 문제점을 살펴봤다. 그의 문제는 바로 무계획적으로 돈을 모았던 것과 구체적이고 뚜렷한 재무목표가 없었다는 사실.

"그래서 장기투자와 목적별 자금 분리에 들어갔습니다. 수시입출금에는 정말 필요한 금액만 넣어 놓고 주로 1년 이상 장기투자를 하는 편이죠."

그는 전체 금액의 50%는 확정 금리, 50%는 주식형펀드 및 직접주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자산의 50%가 투자형 상품이라면 상당히 공격적인 편이지만, 장기 분할 투자하는 방법을 택해 리스크를 상당 부분 줄였다.

현재는 유동성자산을 100%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주식은 대부분 실적이 좋은 우량주이기 때문에 계속 보유하고 있습니다. 펀드는 국내형은 보유하고 있지만 해외형은 환매했어요." 그는 또 최근 발행되는 BW와 CB에도 적극 투자 중이다.

"지난해 주식으로 손실을 봤어도, 현재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회복 여부는 달라지겠죠. 리스크를 제한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주식 관련 채권을 적극 활용 중이에요. 투자성과도 상당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유 차장은 또 주식을 애인처럼 여기라고 강조한다. "주식은 연인과 같죠. 사람들은 자신의 반려자를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까요? 이 사람이 나의 사람인가를 알기 위해 테스트를 해보고, 주변에 이야기도 들어보고 탐색하는 시간도 갖죠. 또 이 사람이 내 사람이란 생각이 들면 공을 들이고 사랑하고 신뢰하고 인내합니다. 주식 역시 내 사람이라 생각하면서 차곡차곡 투자하는 것, 충분히 탐색했으면 사랑하고 신뢰하고 인내하는 마음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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