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기획]5월의 선물 High Five 셀렉션/ 성년의 날
지금까지 허락되지 않았던 어른의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기대감과 모든 것을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 소년, 소녀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이제 막 아이의 티를 벗고 어른의 문턱에 서게 된 스무살은 누구에게나 설렘이다. 그 설레는 순간을 특별하게 간직하고픈 마음이야 누군들 똑같지 않을까.
매년 5월 셋째 월요일, 올해는 5월18일이 성년의 날이다. 아직은 앳돼 보이기만 하는 스무살 청춘들이 비로소 어른이 되는 날. 그 의미를 더욱 깊이 새겨줄 만한 축하 선물이 없을까.
◆인생의 첫 여정, 진짜 여행 선물은 어때?
광고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는 대학 1학년 부모님께 받은 생일 선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으레 그렇듯 자신의 생일을 맞아 이 날도 친구들과 늦도록 술자리를 갖고 늦게 서야 집으로 돌아간 김씨. 불꺼진 집을 지나 살그머니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운 김씨는 침대 머리맡에서 봉투 한장을 발견했다. 봉투 안에는 해남 땅끝 마을로 향하는 버스표 세장이 들어있었다. “인생에서 새로운 여행을 출발하게 된 우리 딸에게 진짜 여행을 선물하고 싶구나. 가서 세상을 마음껏 보고 느끼길 바란다. 어른이 된 걸 축하한다.”
대학시절 특별한 여행을 자랑하는 친구의 얘기를 들으면서 '참 멋있는 아빠를 뒀구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 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낯선 길을 헤매야 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간 목적지에서 환희를 맛보기도 할 것이다. 인생에 있어 커다란 한 발자국을 디딘 자녀들에게 용기를 선물하고 싶다면, 인생의 여행을 미리 맛보게 하고 싶다면 여행 상품권이나 기차표 한 장을 살짝 마련해 두는 건 어떨까.

◆재운을 부르는 지갑과 핸드백 그리고 1만원
일본은 성년의 날을 성대하게 축하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매년 1월 둘째주 월요일, 성년의 날이면 TV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화려한 기모노의 행렬은 우리에게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만큼 성년의 날을 중요하게 치르는 일본에서는 성년의 날이 되면 아버지는 아들에게 지갑을, 어머니는 딸에게 핸드백을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지갑과 핸드백 안에 1만엔을 미리 넣어두는 것 또한 전통적인 풍습 중 하나다.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된 아들, 딸들에게 재물이 따르라는 뜻에서 건네는 선물이라고 한다.
성년의 날을 맞아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할까 망설이는 당신이라면 이웃나라 일본의 풍습을 살짝 참조해 보는 건 어떨까. 아들, 딸에게 재운이 따르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을 가득 담아 축하를 건네주자. 물론 1만원을 그 안에 미리 넣어두는 건 기본이다. 1만원은 비록 큰 액수가 아니지만, 자녀들의 재운을 책임질 부적이 되어 줄 것이니 소중하게 간직하라는 당부도 함께 건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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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과 장서인에 담은 의미와 보람
내 이름이 새겨진 도장을 찍는다는 건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을 ‘도장에 새겨진 이름의 주인’이 지겠다는 것을 뜻한다. 장서인. 책이나 그림 등의 소장자가 자신의 소유를 밝히기 위하여 찍어 놓은 인장이다. 요즘에도 이런 것이 있나 싶었던 기자는 얼마 전 지인의 책에 찍힌 장서인을 보고 한참이나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감각적인 글씨체로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장서인도 많다고 하니, 성년의 날 선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앞으로 세상의 많은 것을 배워가야 할 아이들에게 책만큼 더 좋은 선물은 없을 듯하다. 그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고, 한번 더 용기를 내어 세상과 부딪쳐 나갈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년의 날을 맞아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책을 추천하는 일은 흔하지만, 보람 있는 선물이다. 그 흔한 선물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면 아이의 이름을 새긴 ‘장서인’을 함께 준비해보자. 자신의 손길이 닿은 책마다 오래도록 남아 있을 장서인은 훗날 인생의 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징표가 되지 않을까.
◆화장대, 향수, 그리고 구두
어렸을 적 엄마의 화장대 앞에 앉아 서투른 화장을 하며 아가씨가 되는 상상에 빠지곤 했던 기억,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아빠의 커다란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걸치고 회사에 출근한다며 아빠 구두를 신은 채 뒤뚱거렸던 것 또한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다. 입시 경쟁에 책상 앞에서만 보내야 했던 청소년 시절, ‘어른이 되기만 한다면’이라는 주문을 수도 없이 외우며 대학생이 되고 어른이 됐다. 엄마의 화장대에 앉기 위해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한창 멋 부리고 싶어 하는 이맘때 아이들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화려한 액세서리나 화장대 등을 선물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조금은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화려한 화장대와 높은 하이힐 구두는 이제 막 소녀티를 벗어낸 소녀들의 로망이다. 혹은 어른이 된 아들을 축하하며 첫 넥타이를 선물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자기만의 개성이 강한 젊은 세대인만큼 자녀의 취향을 모른 채 부모님의 취향에 따라 패션 상품을 골랐다간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명심하자. 성년의 날, 주인공이 된 자녀들을 위한 선물인만큼 자녀와 함께 손 붙잡고 모처럼 쇼핑을 나서 보는 건 어떨까.
◆경제독립 꿈 심어줄 통장지갑과 가계부
대학에 막 입학해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내 이름의 통장에 처음 저금하던 날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나마 남아있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이 아닌, 내 스스로 관리하는 통장이 생겼다는 건 그때만 해도 꽤 커다란 사건이었다. 성년의 날을 맞은 자녀들 역시 앞으로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특히나 대학 시절은 아르바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경제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통장지갑과 가계부. 이것이면 어른이 된 자녀들을 위한 재테크 선물로 충분하지 않을까.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통장을 한데 모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통장지갑과 가계부는 가격 또한 저렴한데다 근처 팬시점이나 대형 서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어른이 됐다는 기대감에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칫 잘못된 씀씀이를 익히기 쉬운 시기에 자녀들에게 독립적인 경제관념을 심어 줄 수 있는, 꼭 필요한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