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 '문화투자' 이대로 좋은가

벤처캐피탈 '문화투자' 이대로 좋은가

정소완 기자
2009.04.27 10:03

[thebell note]투명한 자금집행·콘텐츠 제작 참여 통해 수익 올려야

이 기사는 04월24일(10:45) 머니투데이가 만든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문화콘텐츠 조합의 수익률 적자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얼마 전 조합 청산을 결의한 CJ창업투자의 3개 조합은 원금도 건지지 못했다. CJ창투5호방송영상투자조합과 CJ창투6호영화투자조합은 각각 -0.7%, -0.85%의 수익률로 조합 해산을 준비하고 있다. CJ창투8호투자조합 역시 -3.87%로 운용을 마치게 됐다.

이처럼 펀드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조합운용사인 벤처캐피탈의 자금줄이 마르는 것은 아니다. 매년 수익률과 무관하게 조합 운용·관리에 대한 대가를 받기 때문이다. 일단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조합을 결성하면 존속기간 동안 꼬박꼬박 수익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투자실패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LP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특히 LP의 상당 부분은 문화콘텐츠와 연관된 정부기관이 차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류 열풍 지속과 한국 문화 콘텐츠 양산이라는 명분하에 공적자금을 벤처업계에 제공해 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06년 이후 매년 7~8개 조합에 출자했다. 지난 해 448억원, 2007년에는 514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영상진흥위원회는 그보다 앞선 2000년부터 평균 100억원씩, 3~4개 조합에 자금을 집행했다. 최근 들어 투자금을 증액하면서 2008년에는 180억원까지 출자했다. 올해에는 147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 투자금을 유치해 투자를 집행하면서도 벤처업계가 수익률을 높이고자 고심하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상진흥위원회가 투자한 조합들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상진흥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출자한 조합의 운용수익은 평균 -15%"라며 "2008년엔 -1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적자가 이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투자금 집행내역을 벤처캐피탈이 일일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제작사로 들어가 문화콘텐츠 제작에 쓰이는 일련의 과정을 관리하기 어렵다보니 자금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들이 영화 제작 말미에 소규모로 투자집행을 하는 터라 제작 자금 전체에 대한 집행권리를 주장하며 정보공개를 강력하게 요구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대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투자금을 관리함으로써 경비 사용 내역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 SPC에 투자금이 모이면 제작사는 이 자금의 운용대행사 자격으로 SPC를 거쳐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이다.

최근 들어 문화콘텐츠 제작과정에서 벤처캐피탈의 장악력을 증대시켜 투자주체가 자금운용과 문화콘텐츠 제작 전반에 참여하는 방법도 시도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아시아문화기술투자는 창작뮤지컬 부산갈매기와 영화 집행자까지 대본 혹은 시나리오 제작 등 콘텐츠 초기 투자부터 시작해 배우 개런티와 제작에 관한 제반사항을 해당 창투사에서 담당하는 형식으로 투자를 집행했다.

유인택 아시아문화기술투자 대표는 "창투사가 콘텐츠 생성 초기부터 최종 자금 분배까지 참여함으로써 정확한 자금집행을 통한 수익률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 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조합 운용을 통한 가치창출을 존재 목적으로 하는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문화 투자'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수익이 용인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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