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오스 냉장고는 화이트 그레이 등 베이직한 컬러를 기반으로 모던하고 미니멀한 패턴과 소재로 디자인했다."(LG전자 디오스 냉장고 보도자료)
"스토리스테이션은 모던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다크 그레이 색상의 알루미늄 재질을 사용했고…"(삼성전자 데이터 백업용 외장하드 보도자료)
요즘 기자들은 글로벌기업 자료를 읽다보면 번역사가 돼야 한다. 한글로 쓰인 보도자료지만 영어사전을 찾아 봐야할 때도 있다.
'모던한'을 '현대적인'으로, '다크 그레이 색상'을 '짙은 재색'으로 표현하지 않는 것은 왜 일까. '현대적인'이라고 표현하면 '모~던한' 분위기가 전달되지 않아서일까.
홍보팀의 해명을 들어보니 "사내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이므로 기사에 그대로 활용해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널리 글로벌화된 독자들의 수준을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이라는 투였다.
그래 맞아! 바야흐로 글로벌 시대 아닌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이므로 임직원이 영어를 모국어처럼 활용해야 하는 것은 필수다. 중요한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기도 한다. 급변하는 IT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일같이 쏟아지는 IT용어를 일일이 우리말로 바꿔 쓰기 벅찰지도 모른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회사 내 영어공용화를 선언했다. 영어를 우리말처럼 활용해야만 국내외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른바 '글로벌 인재' 채용도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기업의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의 한쪽에서는 영어 대화가, 한쪽에서는 일본어 대화가 들리기도 한다.
앞으로 삼성‥LG 등 글로벌기업들은 한국에서도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게 될지 모른다. 중국 인도 등 시장을 공략하려면 중국, 인도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과 언어, 풍토 등을 속속들이 파악, 그에 맞춰야 하는 것처럼 홍보팀도 한국어에 능통한 현지화 된 특기생을 따로 뽑아야 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