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인생은 60부터’라고 하던데 요즘 몇몇 분들을 보면 정말 실감이 난다. 어쩌면 70부터, 또는 80부터라고 나이를 더 올려도 될 것 같다.
올해 78세인 최고의 '투자 현인' 워렌 버핏은 최근 투자손실을 조금 보긴 했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에 세계 증시와 경제가 출렁인다.
CBS·파라마운트·MTV 등을 거느린 미국의 거대 미디어그룹 비아컴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이나 '미디어 황제'라는 루퍼스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도 여전히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머독 회장은 하루 일과를 하기 전 권투로 몸을 푼다. 레드스톤 회장은 장이 열리기 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을 하고 보고서를 읽는다. 머독은 78세, 레드스톤은 86세다.
국내에서 이런 노익장이라면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88세라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지키는 신 회장의 최근 행보는 단연 눈길을 끈다. 올해 초 두산의 '처음처럼'을 인수해 소주사업의 꿈을 이뤘고, 10년이 걸린 계양산 골프장 사업도 가시권에 올려놨다.
일을 많이 벌인 만큼 정신없을 법도 한데 주변 챙기기는 여전하다. 해마다 개최해온 고향의 마을잔치는 올해가 39년째다. 1969년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일대가 물에 잠기자 이를 위로하기 위해 신 회장이 시작한 자리다.
남아있는 신 회장의 마지막 꿈은 '세계 최고의 빌딩'을 짓는 것이다. 총 2조원을 투자해 서울시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 맞은편에 112층의 초고층빌딩을 세워 '롯데왕국'을 완성하겠다는 야침 찬 계획이다. 이제 그 꿈도 목전에 와 있다. 2014년이면 잠실에 555m의 대형 건물이 들어선다.
"대장부가 뜻을 품었으면 어려울수록 굳세어야 하고 늙을수록 더욱 굳게 해야 한다."(丈夫爲志 窮當益堅 老當益壯)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마원(馬援)이 했던 말이다. 숱한 고난과 역경에도 꿋꿋하게 롯데왕국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노 기업가에게서 노익장의 어원이 살포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