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이래도 되는 겁니까?"
얼마 전 ELS 수익률 조작 의혹설이 불거지자 한 지인이 발끈하며 물었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ELS에 투자하면 연 20% 수익은 거뜬하다고 'ELS 예찬론'을 펼치던 그였다. 수익률 조작 우려가 상존한다는 사실까지 알진 못했을 터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ELS는 만기일 포스코와 SK의 주가가 최초 기준가의 75% 이상이면 연 22% 이익을 얻는 구조였다. 그러나 만기 당일 몇 시간을 앞두고 SK 주가가 74.6% 수준으로 결정되면서 결국 해당 ELS 수익률은 -24.5%로 추락했다. 다시 말해 불과 0.4%포인트 차이로 수익을 얻는 대신 원금을 잃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는 만기를 앞두고 쏟아진 대량 매도주문이 해당 ELS 발행사이자 헤지를 맡았던 캐나다은행에서 나왔다는 사실에 의혹을 두고 있다. 투자자들에게 지급할 금액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해당 종목의 주가를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말이다.
금융감독당국이 주가 조작설을 두고 조사중이지만 업계에선 이미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발행사는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제공하기 위해 이보다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만기일 모두 매도하는데, 해당 은행이 통상적으로 물량을 털어낸 건지, 주가를 조작한 건지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ELS 수익률 조작 가능성이 제기된 건 이번 만이 아니다. 주가가 폭락했던 지난 해 10월에도 운용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수익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얘기가 시장에 돌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예방을 위한 제도 변경도 없어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당국 관계자는 "고3 수험생이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진실 입증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LS는 금융감독원의 감독 대상이지만 당국이 월별 ELS 발행규모나 상품별 기초자산, 만기일 등 기본적인 데이터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높다.
물론 ELS는 자본시장법상 주식과 연계한 파생결합증권이지만 장외 시장에서 헤지가 이뤄지기 때문에 철저하게 추적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그러나 적어도 발생 가능한 사안에 대해선 투자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당국의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