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FnC코오롱 송병호 부장, 다운점퍼 '세로퀼팅' 특허 획득
지난해 겨울FnC코오롱의 '헤드'가 다운(오리·거위털)점퍼 '슬렌더 다운'을 내놨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날씬한 맵시가 인기 비결이었다.

이 새로운 다운점퍼에는 봉제기술자로 출발해 30년 넘게 의류개발에 헌신해 온 송병호 FnC코오롱 부장(54)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원천기술 확보야말로 불황을 극복할 열쇠"라고 힘줘 말했다.
슬렌더 다운은 가로 누빔(퀼팅) 일색이던 다운점퍼에 세로 퀼팅을 도입했다. 기존 다운점퍼는 겉감과 안감 사이에 충전재 주머니가 있고, 충전재가 아래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 간격으로 가로 누빔선이 있다. 이 때문에 옷이 불룩해져 다운점퍼는 타이어 업체 '미쉐린'의 캐릭터 비벤덤(미쉐린맨)을 닮았다고 해 '미쉐린(미슐랭) 잠바'로도 불렸다.
충전재가 아래로 처지는 현상 때문에 다운점퍼의 세로퀼팅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FnC코오롱 개발팀은 털이 정전기에 반응하면 서로 밀쳐내는 성질을 갖는 데 착안했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털과 섬유, 내부에 부착한 특수테이프 사이에 정전기가 계속 생기도록 했고 이 때문에 세로로 봉제해도 털이 아래로 쏠리지 않게 됐다.

겉보기엔 가로 퀼팅선이 세로로 바뀐 것뿐이지만 이 기술은 지난해 특허를 받을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옷맵시를 살렸고, 퀼팅 간격을 좁혀 충전재 주머니가 필요 없어진 덕에 옷이 가벼워지는 효과도 얻었다. 지난해 헤드의 다운점퍼 매출은 2007년보다 20% 신장했다.
송 부장은 "가볍고, 날씬해 보이고, 보온성까지 3가지를 모두 잡은 것"이라며 "이 특허기술을 잭 니클라우스나 엘로드 같은 골프웨어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람막이'라고 부르는 점퍼를 입고 가방을 메거나 버스 손잡이를 잡으려 팔을 올려도 점퍼 밑단은 위로 딸려 올라가지 않는 기술로도 특허를 냈다.
옷의 착용감을 결정하는 '패턴' 제작과정에서 겨드랑이 부분을 다른 옷보다 깊게 팠다. 송 부장은 "활동성을 중시하면 소매통이 커지고 그러면 맵시가 떨어진다"며 "소매를 넓히지 않으면서 패턴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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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부장은 기술개발의 배경에 팀워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류개발은 기획, 디자인, 패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야 한다. 이웅열 회장이 제시한 코오롱그룹의 올해 키워드가 '팀워크'다.
송 부장과 개발팀은 이 기술로 지난해 그룹의 'O.I.(Operational Improvement)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송 부장은 "팀워크가 없었다면 특허 획득이라는 성과를 낼 수 없었다"며 "헤드가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스포츠웨어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사가 저 같은 사람을 인정해준 덕에 여기까지 왔지만 아직 업계엔 디자이너보다 '패터너(패턴을 뜨는 사람)'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nC코오롱의 헤드는 오스트리아에서 1950년 탄생한 스포츠의류로 국내에는 91년에 선보였다. 지난해 국내 120여개 매장에서 매출액 900억원을 기록했고 최근 배우 하정우씨를 모델로 내세워 마케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