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국, 'G2' 유감(有感)

[기자수첩]중국, 'G2' 유감(有感)

전혜영 기자
2009.06.10 07:00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지위가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고를 등에 업고, 4조 위안의 '통 큰 부양'을 추진하더니 어느덧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G2'(주요 2개국·미국+중국) 반열에도 올랐다.

유럽,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조차도 중국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디를 가도 중국을 향한 노골적인 '러브콜'이 난무하다.

이렇듯 각국 정부가 유례없이 중국의 눈치를 살피는 사이 높아진 것이 또하나 있다. 소위 '인터넷 만리장성'이다.

지난 6월 4일 톈안먼(천안문) 민주화시위 2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 '온라인' 세상에서는 적지 않은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가 '의도와 맞지 않는'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접속을 차단할 수 있는 '만리장성 방화벽'(GFW)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구글의 '유튜브(YouTube)'를 비롯, '트위터(Twitter)', '핫메일(Hotmail)', '빙(Bing)', '플리커(Flickr)' 등이 속속 접속 차단됐다.

또 서비스가 허용된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선 톈안먼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수 없도록 검열이 강화됐다. 국내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진풍경이다.

뿐만 아니다. 중국은 내달부터 특정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원천봉쇄하는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한 개인용컴퓨터(PC)를 보급하겠다고 나섰다.

대외적으로는 젊은이들이 포르노 등과 같은 유해 콘텐츠에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국민의 반정부 사이트 접속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정부는 PC 사용자의 개인 정보 및 인터넷 접속 정보를 속속들이 검열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PC업체들에게 해당 PC가 얼마나 팔렸는지를 보고토록 해 사실상 접속 차단 프로그램이 의무화할 방침이다.

문제는 중국의 인터넷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대놓고 브레이크를 걸 지 못한다는 데 있다. 중국은 톈안먼 20주년과 관련한 여론 통제시 해외 언론의 비판에 귀를 닫았고, 이번 접속 차단 프로그램 보급에도 시종 당당하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검열 방침을 수용하든지, 세계 2위의 PC시장을 포기하든지 결정을 내리라는 중국의 '배짱'에 속수무책이다.

중국은 최근 국제사회에서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의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숨죽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중국이 진정 G2 '깜냥'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노벨 경제학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등이 중국의 G2설을 일언지하에 일축하는 것도 같은 연유에서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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