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몰의 강제 정보제공 동의서

[기자수첩]인터넷몰의 강제 정보제공 동의서

김유림 기자
2009.06.23 16:16

직장인 김 씨는 최근 한 대기업이 운영하는 인터넷몰에서 회원 가입을 하고 물건을 산 후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회원 가입 이후 보험 등 원치 않는 마케팅 전화에 시달려 진땀을 빼야 했다.

알아보니 김 씨가 이 인터넷몰 회원 가입할 때 '개인 정보 제 3자 제공 동의'에 무심코 클릭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이 항목에 동의하지 않고서는 회원 가입이 되지 않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없었다. 김 씨는 동료에게 전후 사정을 하소연했다가 '그 곳에서 사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핀잔만 들었다.

실제로 이 사이트는 '제 3자 제공 동의' 항목에 회원 정보를 관계사에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회원이 될 수 없다. 또 이 쇼핑몰을 통해 얻은 개인 정보를 계열사는 물론이고 금융회사에도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이 사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터넷에서 회원 가입을 한 후 텔레마케팅 전화에 시달려 본 경험은 대부분 있다. 이런 식으로 회원 가입시 제 3자에 대한 정보 제공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전자 상거래 사이트도 부지기수다. 인터넷 사용자의 무신경과 기업들의 무관심이 개인 정보 배포에 대한 동의를 쉽게 얻어내고 있는 단면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옥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비롯해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이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의식이 여전히 허술하다.

누구든 쉽게 등록하고 물건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에서 돈을 떼먹는 사기 범죄가 왕왕 발생하는 것도 유출된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와 이름)를 이용, 판매자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보이스 피싱도 최근에는 개인 정보를 활용해 보다 더 정교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나이나 회사 등 개인적인 정보를 알고 있는 상대방에게 당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한국은 IT 강국이면서 해커들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하기에 앞서 개인 정보를 다루는데 대한 주의와 환기가 필요하다는 것이 보안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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