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반도체 소자와 장비의 동반성장

[CEO칼럼]반도체 소자와 장비의 동반성장

김형문, 세메스 사장
2009.06.25 13:22

독자 기술개발로 장비 국산화 절실..경쟁력 있는 챔피언 키워야

우리나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은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에서 부동의 1위를 확보했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세계 1, 2위를 다툰다.

이처럼 국내에 세계 최대 수요업체가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장비기업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시장은 약 6조3000억원 규모였으나 국내 장비생산은 1조2000억원으로 국산화율이 20% 미만으로 추정된다. 외국장비 의존율이 80% 이상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경쟁력이 궁극적으로는 장비산업의 성패에 달려 있다고 볼 때, 이 같은 국내 장비산업 수급 불균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의 지속적인 발전도 장비산업과 접목될 때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독자적 기술 개발에 의한 장비 국산화는 고가 외국 장비의 단가 인하를 유발해 장기적으로 수요업체에게 거래선 다변화 및 투자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결국 원천기술 개발에 의한 장비 국산화야말로 수요업체의 가격경쟁력 강화와 국내 장비산업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상호 윈윈(Win-Win) 전략이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 장비산업은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부분 국내업체의 경우 규모가 영세해 자금, 인력, 정보, 원부자재 등의 조달 능력이 부족하고 막대한 초기 연구개발(R&D) 투자비용에 대한 위험부담도 크다.

또 설계능력 및 성능평가 분석기술 등 기반기술 확보가 취약한 상태이며, 소자업체가 장비기업 개발능력 및 품질, 납기에 대한 불신감이 있어 장비국산화 개발 의욕을 저하시킨다. 더욱이 후발주자로 출발한 국내업체가 국산화해도 외국기업의 가격인하로 사업화 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밖에 반도체 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이 필수적인데, 국내 장비기업이 장비에 들어가는 부품업체를 양성하려 해도 수량이나 제조원가 부담으로 인해 어려운 실정이며, 이러한 장비산업의 어려움으로 인해 우수인력이 장비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있다.

우리나라 장비산업 성장을 위해 우선 경쟁력 있는 장비회사의 외형과 역량을 더 강하게 키워서 글로벌 경쟁의 대표주자로 내세워야 한다. 이후 그 챔피언 장비기업을 중심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때 장기적으로 후발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조건 업체비율에 따라 지원금을 균등하게 배분하거나 한 업체에 몰아주기 식으로 하다 보면 결국 그 피해는 장비업계 전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또 국산화 대상설비의 난이도, 기술수준, 시장규모, 시기 등을 감안해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국산화 유형을 결정하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현재 선진업체와의 기술격차를 최단기간에 좁힐 수 있는 방안으로 합작투자 및 기술제휴 등 윈윈 전략도 고려해야 하며, 핵심기술의 확보를 통해 모방에서 창조로 국산화 장비를 새롭게 창조해 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이 밖에 △장비산업 인재 육성 △R&D 비용 세제혜택 확대 △규모의 경제를 위한 M&A 지원 △해외업체의 무분별한 특허침해소송 제한 등 산업 구조를 경쟁력 있게 육성하는 정책들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 장비기업의 소자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만큼 소자업체가 국산장비를 외면할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로 생각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필요하다면 소자업체의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장비기업들도 정부나 대기업의 지원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는 등 보다 강력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내 장비업체간의 과도한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각자 경쟁력 있는 분야에서 적극적 인수합병 등을 통해 선진업체와 한판 겨룰 수 있는 규모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자산업과 장비산업의 동반성장.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제 우리도 세계적인 규모의 장비기업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야야 할 때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