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금융위기로 시작된 화제는 브릭스(BRICs), 친디아(ChinDia) 등 이른바 기존 글로벌 경제 질서를 대체할 이머징 마켓의 선두 그룹으로 자연스레 옮겨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중국이 'G2'로써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달러 주도의 기축 통화를 대체할 대안화폐가 가능한지 등 많은 의견과 논란이 오갔다.
그러나 막상 나머지 국가로 향하자 말수는 빈곤해졌다. 러시아, 브라질은 차치하더라도 같은 아시아에 위치하고, 인구 11억이 넘는 인도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서로가 민망했다.
기자로서 제 역할을 다 못한 것 같아 나 자신부터가 친구들 보기 부끄러웠다. 또 한 친구도 낯이 뜨거웠나 보다. 담당 부서격의 공무원인 그는 “인도 등이 중요한 건 알지만 미국과 중국의 향후 위상 변화에 대비하는 것만으로도 힘들다”고 한탄조로 말했다.
공무원 친구의 하소연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시류를 정확히 판단해 최대한 우리에게 유리한 정치·경제적 성과를 달성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상당수 학자들은 20~30년 후에는 인도의 국력이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 전망한다. 인구 구성비를 볼 때 중국은 점차 노인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는 데 반해 인도는 젊은 세대들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인도의 경제발전은 지난 1991년 외환위기후 나라시마 라오가 정권을 잡으면서부터 시작됐다. 라오는 지금 인도 총리인 만모한 싱 같은 경제학자를 재무장관에 기용해 개혁의 길로 나아갔다. 국가 규제를 완화하는 자유주의 개혁을 통해 인도는 중국과 달리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의 길로 들어섰다.
최근 인도 총선에서 싱 총리가 속한 국민회의당(INC)이 주도하는 통일진보연합(UPA)이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과거 5년간 과감한 개혁정책에 많은 지장을 줬던 공산당 등과 연립을 하지 않고 단독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인도 경제 발전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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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래에도 통상국가의 길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인도 같은 '잠재적 대국'을 재빨리 포착해 경제협력 관계 구축을 선점하는 게 절실하다. 현안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잠재적 대국'을 재빨리 캣취해 장기적이고 끊임없는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정부의 기민한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