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억달러 임대료부터 해결하자" 고집

北 "5억달러 임대료부터 해결하자" 고집

황국상 기자
2009.07.02 20:12

"토지임대료 5억달러 관련 내용을 우선 협의해야 한다."(북측 대표단)

"토지임대료 인상요구는 근거없는 주장이므로 철회돼야 한다."(남측 대표단)

2일 개성공단 운영과 관련해 세 번째 열린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양측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차기 회담 일정도 합의하지 못한 채 회담을 종료했다.

이날 협상에서 우리 측 대표로 참가했던 김영탁 남북회담본부 상근회담대표는 회담 후 브리핑에서 북측이 전혀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측은 새로운 회담운영 방식을 제의하는 등 지난 회담보다 진전된 입장을 가지고 임했지만 북한 측은 토지임대료 우선협의를 주장하는 등 전혀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오후 회의 속개에 대해 우리측이 북측과 협의했지만 상호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오후 회담이 개최되지 못했다"며 "차기 회담 일정은 쌍방이 추후 협의해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리 대표단은 △규범확립원칙 △경제원리 추구의 원칙 △미래지향적 개성공단 발전원칙 등 우리 측이 제안한 3대원칙을 재차 강조하며 개성공단 운영관련 모델이 될 수 있는 중국·베트남 등 해외공단 남북 합동시찰을 이달 20일부터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북한이 줄곧 요구해왔던 탁아소, 기숙사, 북측 근로자용 통근도로 등 개성공단 인프라 건설과 관련해 우리측은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탁아소 건설에 대해 즉각 협의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비쳤다.

특히 우리 대표단은 개성공단 관련 전반적 문제를 다룰 '실무 본회담'과 당면 현안 문제를 개별적으로 신속히 협의하기 위한 '실무 소회담'으로 나눠 남북 회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출입·체류 제한조치 철회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 개선 △출입·체류 공동위원회 구성·운영 등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지난 4월21일 남북 당국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북측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방을 계속하는 데 대해 "즉각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5억달러 문제를 우선 협의해야 한다"고 버텼고 우리측이 제기한 안건에 대해선 협의에 응하지 않았다.

또 북측은 우리 측이 지난 3월말 이후 3개월 이상 북한에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의 건강 상태 및 소재를 즉시 알려줄 것과 유씨를 조속히 석방해줄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개성공단 운영관련 회담은 지난 4월21일 남북 당국간 첫 접촉 이후 지난달 11일, 19일에 이어 4번째 남북 당국간 대화였다.

4월 접촉에선 북한이 "개성공단 관련 남측 특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일방선언으로 그쳤다. 하지만 1차, 2차 실무회담에선 양측이 오전·오후회의를 통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으며 차기 회담일정을 합의혔다. 특히 6월19일 2차 회담에서 북한은 "통행제한 조치를 철회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3차 회담에서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됐다. 이날 오전회의에서 우리측은 북측의 기조발언 낭독에 이어 약 50분간에 걸쳐 우리측 주장을 전달했다. 오전회의 전체 소요시간이 70분에 불과했음에 비춰볼 때 기조발언 이후 추가논의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이날 회담 종료시 남북 양측은 차기 회담일정에 관한 아무런 의견도 교환하지 않은 채 일정을 마쳤다. 김 대표는 "남북관계라는 게 있는 듯 없는 듯 이어서 가는 것이고 만나자는 명시적 의사표시가 없다더라도 (추후) 협의를 통해 만나는 과정이 많지 않았냐"며 말을 흐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황국상 기자

머니투데이 황국상입니다. 잘하는 기자가 되도록 많이 공부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