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빗나간 실적전망 '투자자만 봉'

[기자수첩] 빗나간 실적전망 '투자자만 봉'

유윤정 기자
2009.07.16 07:37

두 상장사가 있다. 삼성전자와삼성이미징. 이 두 회사는 최근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빗나간 실적 전망’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이미징의 연결기준 2/4분기 영업이익을 300억원~5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 회사 측이 밝힌 전망치는 28억원. 예상보다 90% 이상 빗나간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회사측의 실적전망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것보다 약 32%(7000억원) 이상 많았다. 당연히 주가는 어닝서프라이즈 덕분에 15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

투자자들의 반응도 '극과극'이다. 삼성전자 투자자들은 '명품 주식'이라며 반긴다. 반면 삼성이미징 투자자들은 크게 실망하며 애널리스트를 고소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예상과 전망을 본업으로 삼는 애널리스트들이 이같이 황당한 실적전망을 내놓은 데는 ‘소통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

삼성이미징 애널리스트들은 세 가지 부문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지분법이익(201억원)이 1분기처럼 영업외수익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1차오류다. 중국의 지분법 이익은 매분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카메라 생산 수량도 잘못 판단했다. 중국 천진법인에서 생산된 카메라 수량은 월 90만대. 하지만 본사기준에는 생산댓수의 88%만 포함된다. 내수용은 중국 자체에서 판매되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100% 모두 본사기준으로 책정했고, 평균판매가격(ASP) 역시 높게 추정했다.

마케팅 비용에 대한 전망도 틀렸다. 실제 비용의 14~16% 수준이 마케팅비용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7~8% 수준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실체를 보려하지 않고 애널리스트들간 경쟁으로 장밋빛 전망과 목표주가 올리기에 급급했던 점도 '황당한 실적전망' 이유 중 하나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과 회사는 황당한 결과의 책임 전가에 급급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측에서 애초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회사와 시장은 애널리스트들에게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양자간 커뮤니케이션만 잘 이뤄졌어도 이같은 황당한 결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피해는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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