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집값 오르기만 기대하지 마라

[기자수첩]집값 오르기만 기대하지 마라

이재경 기자
2009.08.02 09:55

[머니위크]

1980년대 후반 건설부 장관을 역임했던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006년 총재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런 말을 했다.

"1기 신도시 5개를 건설한 효과가 10년을 갔다. 신도시 1개당 2년씩의 부동산시장 안정 효과가 있었던 셈이다."

실제로 1기 신도시에서 주택이 공급된 1990년대 초반부터 외환위기 때까지 서울ㆍ수도권의 부동산시장은 모처럼 안정을 찾았다.

'강남불패'라는 말도 이때까지는 부각되지 않았다. 몇 차례에 걸쳐 강남 집값이 내리막을 타기도 했다. 외환위기 즈음에는 강남지역 아파트 중에도 '반토막'이 나는 곳이 생겼다.

그러나 '집값은 반드시 오른다'는 종전 기류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정부의 방심과 과도한 규제완화는 그 불씨를 키워 지난 몇년간 부동산 거품이 심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지금 2시 신도시에서는 이미 공급이 꽤 진전되고 있다. 게다가 각종 택지개발지구, 경제자유구역, 뉴타운 등에서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분양이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10년간 쏟아질 공급량은 상당 수준이 될 것이다.

서울 도심에서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수십개의 뉴타운을 비롯한 동시다발적 건설 사업들이 안정화하면 공급이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런 와중에 고령화 및 저출산 문제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내다본다면 주택 수요 구조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경험을 보더라도, 또 현재의 공급추세 및 수요변화 예측을 고려하더라도 부동산 투자가 항상 성공한다는 믿음은 설득력이 없다.

그럼에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라든가, '지금이 바닥'이라는 진단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물론 몇 달, 혹은 1~2년 정도의 짧은 기간만 본다면 맞는 말일 수 있다.

그 분위기를 타고 떴다방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웃돈을 잔뜩 올려놓기 일쑤다. 이른바 '인기지역'에서는 웃돈 기대에 가득 찬 투자자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하지만 자칫하면 '폭탄돌리기' 양상이 돼 호되게 당할 가능성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 그만큼 투자도 과거보다 훨씬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